두 스님 모두 교도소에서 각자 따로 수십 차례 수용자에게 자비행을 이어왔다. 마가 스님은 자비명상으로, 운천 스님은 짜장면이 방편이었다. 3년 전 네팔 구호에 만나 함께 합을 맞춘 인연이 ‘매월 찾아가는 교소도 법회’로 싹텄다. 사실 짜장면만 만들어 제공하다 2%가 부족했다고 느낀 운천 스님의 전화 한 통이 발단이었다. 마음이 불안한 이들에게 무엇을 나눌까 고민하던 마감 스님은 운천 스님 제안이 반가웠다.
마가 스님은 “지구별에 와서 복이라도 심고 돌아가기 위해 시작한 인간방생 불사”라고 정의하자 운천 스님이 “짜장면 공양에서 부처님 가르침을 더하는 전법”이라고 했다.
두 스님이 진행하는 교도소 법회는 도서기증, 수용자 가족 돕기, 명상 치유, 짜장나눔 순서로 진행된다. 9월19일 경기도 화성직업훈련교도소를 시작으로 10월 의정부, 11월 여주교도소에 이어 전국 53개 교정기관을 찾는다. 90분 동안 강의와 명상을 담당한 마가 스님에 이어 스님과 인연 있는 20~30대 불자로 구성된 ‘그래도 yes’ 예술단 미니공연도 곁들인다. 마음을 달랜 수용자들의 주린 배는 짜장면이 채운다.
특히 마가 스님은 법보시용으로 제작한 ‘자비도량참법’과 저작 ‘나를 바꾸는 100일’로 인생의 주인공 되는 방법을 알리고자 한다. 2개 책은 각 10만권씩 법보시하기로 했다. 법회에 참석하는 수용자에게 우선 배포하고, 요청이 있을 경우 교도소 내 도서관에 비치할 방침이다.
마가 스님은 “매월 불우한 수용자에게 영치금을 전하고 그 가족을 위한 템플스테이 초청과 장학금 지원 등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조금이라도 위안을 주고 수용자들이 사회에 나가서도 당당하게 생활할 수 있는 힘을 주고 싶다”고 했다.
두 스님에 따르면 전국 교정기관 수용자는 5만7000여명. 스님들은 각자 영역에서 쌓아온 지혜를 아낌없이 발휘할 예정이다. 마가 스님은 대중과 함께 ‘53선지식을 찾아 떠나는 선재동자의 명상여행’은 물론 청소년인성계발 프로그램, 조계종 승가교육 등 교계 안팎 힐링멘토다. 운천 스님은 2009년부터 주지로 있는 남원 선원사를 비롯해 전국 사찰과 군법당, 교도소, 각종 복지시설서 10년 가까이 1043회 대중공양으로 연인원 63만명에게 짜장면을 대접했다.
운천 스님은 짜장면을 곱빼기로 먹는 수용자를 위해 1.5배를 준비하고, 마가 스님은 법회와 공연 그리고 책을 기획한다. 두 스님은 짜장면이 섞인 법회를 회향하면 불교교도소 설립도 조심스럽게 발원한다고 했다.
두 스님은 “옷이 지저분하면 세탁소에 가고 몸이 더러우면 목욕탕서 씻고 마음에 때가 끼면 참회를 하면 된다”며 “순례법회가 마음때를 씻는 참회의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입을 모았다.
문의 : 02)3666-0260 후원 : 신한 100-028-798915(사단법인 자비명상)
최호승 기자 time@beopbo.com
[1408호 / 2017년 9월 20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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