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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숭총림 신도회 “승가 비난 도 넘었다”

  • 교계
  • 입력 2017.09.14 17:42
  • 수정 2017.09.14 20:44
  • 댓글 21

9월14일 입장 발표…“독선과 이기심의 발로” 지적

덕숭총림을 따르는 재가불자들이 ‘조계종 적폐청산과 개혁’을 주장하는 일부 세력에 “승가 비난과 공격이 도를 넘었다”고 지적했다.

수덕사 신도회(회장 김종구)는 9월14일 발표한 입장에서 “의사를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지만 갈수록 도가 심해지고 차마 불자로서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는 지경”이라고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법과 제도에 따라 징계 당한 스님들과 일부 재가자들이 독선적인 요구를 관철시키기 위해 종단과 승가를 비난하고 공격하는 모습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신도회 판단에서다.

“한국불교 중흥조인 경허·만공 스님 법맥을 잇고 있는 도량과 불연은 크나큰 기쁨”이라고 설명한 신도회는 “현실에서 법을 이어가는 불종자인 승가는 외호해야 하는 소중한 삼보”라고 했다.

특히 “불교가 자비종교이고 스님들이 매몰차게 대하지 않는다고 해서 종단을 욕되게 하고 불법을 유린하는 행위를 더 이상 지켜볼 수 없다”며 “자기만이 옳다는 독선에 취해 함부로 행동하는 이들에게 파사현정의 장군죽비를 들고 외호불자의 도리를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바라는 바와 고쳐야 할 점이 있다면 여법하게 요청하고 기다리면서 승가 일은 승가가 할 수 있도록 힘이 돼야 한다”며 “재가불자들이 징계자들과 어울려 승가에 직접 개입해 종단을 개혁하려는 것은 삼보를 욕보이는 일이며 스스로 불자의 자격을 잃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사실상 출마의사를 밝힌 덕숭총림 방장 설정 스님과 조계종 35대 총무원장 선거를 바라보는 입장도 전했다. 신도회는 “방장스님은 산중의 귀한 어르신이자 존경과 신망을 받아온 분”이라며 “출마한다고 해서 함부로 비난의 말을 하고 음해해도 되는 분이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보는 시각에 따라 허물이 있을 수도 있고 문제를 제기할 수도 있지만 스님을 대하는 최소한의 예의를 잃어서는 안 된다”며 “선거는 종단의 법과 제도에 따라 청정하고 원만하게 치러지도록 외호하는 게 재가불자들 역할이며 도리”라고 덧붙였다. 나아가 “징계승들과 외도 및 이교도들, 외부세력들과 어울려 불법과 승가를 욕되게 하는 행위야 말로 주장을 관철시키려는 독선과 이기심의 발로”라고 비판했다.

끝으로 신도회는 “부디 사부대중이 화합해 한 달 남은 총무원장 선거를 잘 마치고 종단이 속히 안정되기를 삼보전에 간절한 마음으로 머리 숙여 기원한다”고 밝혔다.

최호승 기자 time@beopbo.com

[1408호 / 2017년 9월 20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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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입장문 전문.


종단을 분열과 혼란으로 몰고 가는 징계승들과
일부 독선적인 재가불자들에 대한 덕숭총림 수덕사 신도회의 입장

거룩한 부처님과 가르침과 스님들께 귀의합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은 지혜와 자비정신을 근간으로 하고 있습니다. 세상의 무명을 깨치는 밝은 지혜로 2500년 정법의 혜명을 이어오고 있으며 큰 자비로 사바세계 중생들을 제도하는 보살행을 멈추지 않아왔습니다. 이러한 힘의 원천은 부처님의 법에 따라 면면이 그 법맥을 이어온 화합승가에 근원을 두고 있습니다. 한국불교는 조선 500년의 억불숭유의 기나긴 암흑기를 견뎌왔습니다. 그러나 긴 어둠을 깨친 경허만공스님의 간화선 법맥은 일제 36년간의 왜색불교를 털어내고 현재의 청정비구 종단을 설립하게 한 굳건한 토대가 되었습니다. 우리 덕숭총림 수덕사 불자들은 한국불교의 중흥조인 경허만공 대선사의 법맥을 잇고 있는 도량에서 불법을 공부하고 기도, 수행할 수 있음을 말할 수 없이 소중한 인연이며 크나큰 기쁨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이 산중에서 여법하게 수행하고 화합하여 살아가는 스님들을 지극한 마음으로 믿고 의지하며 존경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참으로 승가는 현실에서 법을 이어가는 불종자라 모든 불자들이 소중히 지키고 외호해야 하는 소중한 삼보인 것입니다. 삼보에 귀의하고 삼보를 외호하는 것이 불자들의 가장 기본적인 책무인 것입니다.

그러나 근래 종단의 법과 제도에 의해 징계를 당한 징계승들과 일부 재가자들이 자신들의 독선적인 요구를 관철시키기 위해 종단과 승가를 비난하고 공격하는 것을 보고 안타까운 생각을 갖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비록 동의할 수 없고 마땅하게 여겨지지 않았지만 현대사회에서 누구든 자신의 의사를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으니 그러려니 하는 마음으로 지켜보아왔습니다. 그러나 날이 갈수록 도가 심해지고 차마 불자로서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생각하여 이렇게 입장을 밝히게 되었습니다.

설정 방장스님은 이 산중의 귀한 어르신일 뿐 아니라 종단에서도 존경과 신망을 받아온 분입니다. 그런데 총무원장선거에 출마한다고 하여 함부로 비난의 말을 하고 음해해도 되는 분이 아닙니다. 보는 시각에 따라 허물이 있을 수도 있고 문제를 제기할 수도 있지만 불자로서의 기본적인 자세와 위치 그리고 스님을 대하는 최소한의 예의를 잃어서는 안되는 것입니다. 총무원장선거는 종단의 법과 제도에 의해 스님들께서 청정하고 원만하게 치루어 내도록 지켜보고 외호하는 것이 재가불자들의 역할이며 도리입니다. 범계로 인해 벌받은 징계승들과 외도 및 이교도들, 외부세력들과 어울려 불법과 승가를 욕되게 하는 행위야 말로 자신의 주장을 관철시키려고 하는 독선과 이기심의 발로일 뿐입니다.

그들 중에는 지식인과 지성인이라 할 수 있는 교수들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들은 이런 독선적이고 극단적인 사고와 행동으로 학위를 받고 교수직을 얻고 유지하고 있는지 묻고 싶습니다. 그들과 다른 학설과 주장을 대하면 우리 종단에 대해 행동하듯이 이렇게 예의도 없고 도리도 모르고 행동하는지 정말 묻고 싶습니다. 또 불자라고 주장하며 종단을 개혁한다고 하는 불자라는 분들이 어느 사찰에 적을 두고 어느 스님을 스승으로 배웠기에 그런 무례하고 경박한 행위를 당당하게 하는지 알고 싶습니다. 불교가 자비종교이고 스님들이 매몰차게 대하지 않는다고 해서 종단을 욕되게 하고 불법을 유린하는 행위를 우리는 더 이상 지켜볼 수 없습니다. 자기만이 옳다는 독선에 취해 함부로 행동하는 이들에게 파사현정의 장군죽비를 들고 외호불자의 도리를 다할 것입니다.

말씀드리건대 종단과 승가에 바라는 바와 고쳐야 할 점이 있다고 생각한다면 재가불자의 위치에 맞게 여법하게 요청하고 기다릴 것이며, 승가의 일은 승가가 할 수 있도록 힘이 되어주어야 할 것입니다. 재가불자들이 징계자들과 어울려 승가의 일에 직접 개입하여 종단을 개혁하려고 하는 것은 삼보를 욕보이는 일이며 스스로 불자의 자격을 잃는 일에 다름 아닙니다.

시대가 혼란스럽고 우리 불교와 종단도 시대와 함께 하는지라 그 혼란의 시대와 함께 하면서 적지 않은 어려움이 있습니다. 이럴 때 독선과 고집을 버리고 더욱 부처님의 법에 의지하고 불자답게 지혜의 길을 찾아야 할 것입니다. 부디 사부대중이 화합하여 한 달 남은 총무원장선거를 잘 마치고 종단이 속히 안정되기를 삼보전에 간절한 마음으로 머리 숙여 기원합니다.


불기2561년 9월 14일
대한불교조계종 덕숭총림 수덕사 신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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