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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총 스님과 대북 지원사업

  • 기자칼럼
  • 입력 2017.09.18 13:36
  • 수정 2017.09.18 13:37
  • 댓글 1

9월26일 부산시청에서 열리는 제33회 부산시민의 날 기념 자랑스러운 시민상 시상식에서 대상에 선정된 전 조계종 포교원장 혜총 스님의 공적을 정리하던 중 한 가지 이력에 유독 눈길이 갔다. 북한 어린이 신발 보내기, 남북 학생 작품 교류전 등 대북 지원 사업이다.

혜총 스님은 13년 전 설립된 참여불교운동본부 초대 이사장을 지냈다. 참여불교운동본부는 2004년 4월 북한 룡천역 열차 폭발사고의 복구사업을 지원하기 위해 혜총 스님이 이사장을 맡고 여여선원 선원장 정여, 문수사 주지 지원, 불교인권위 공동대표 진관 스님 등이 뜻을 모아 만든 대북 지원 불교 단체였다. 당시 참여불교운동본부의 활동은 활발했다. 대형 컨테이너에 가득 실린 북한 어린이들을 위한 통일 신발, 아나바다 운동을 통해 불자들이 십시일반 모은 물품들은 말그대로 장관이었다. 하지만 2대 이사장 정여, 3대 이사장 지원 스님까지 대북지원 활동이 이어지다가 어느 날 그 활동은 소리 없이 사라졌다. 정권 교체의 영향이 대북 사업을 꾸준히 이어 온 참여불교운동본부에도 끼쳤기 때문이었다. 참여불교라는 단어가 붙었다는 사실만으로도 불리한 위치에 있던 참여불교운동본부는 결국 당시 이사장 지원 스님이 맡고 있던 위드아시아에 흡수되었고, 북한에 빵 공장 건립까지 추진했던 포부는 소리없이 자취를 감춰야 했다.

혜총 스님의 이같은 이력에 유독 눈길이 간 것은 최근 정부가 북한의 어린이 및 임산부 등 모자 보건사업을 위해 유엔 산하 국제기구를 통해 800만 달러를 지원할 방침이라는 기사를 접했기 때문이었다. 그 활발했던 단체는 지금 자취를 감췄지만 영영 사라진 것은 아닐 것이다.

▲ 주영미 기자

 

비단 참여불교운동본부만이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참여정부 시절 어느 단체나 기관보다 활발했던 불교계의 대북교류 활약을 기억하는 이들이 여전히 많다. 지난 10년, 움츠러들었던 우리 사회의 여러 분야들과 마찬가지로 불교계의 대북 지원 사업들도 축소되고 사라져 갔다. 하지만 그 저력까지 소멸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북핵 실험 등 적지 않은 우려 속에서도 정부의 대북 지원 소식이 눈길을 끄는 것은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어려운 이웃에게 손을 내밀고 부처님의 자비를 전해 세상을 정토로 만들어가는 불사이야 말로 시대와 이념을 떠나 불자들이 수승하게 지켜가야 할 불교의 가치이기 때문이다.

불교 수도라 불리는 부산의 불심이 평화 통일을 염원하는 활동으로 다시 활발하게 펼쳐지길 바란다.

ez001@beopbo.com

[1408호 / 2017년 9월 20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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