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철 스님이 소장했던 불교고문헌 정밀 조사
불교학술원, 백련암과 MOU 체결
총 2200여책 정밀조사‧촬영 예정
‘십현담요해언해’ 등 희귀본 포함
조사 후 서지‧이미지 자료 공개
성철(1912~1993) 스님이 소장하고 연찬했던 고문헌 2200여권을 정밀 조사한다. 이 중에는 1548년 강화도 정수사 판 ‘십현담요해언해’를 비롯한 희귀본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동국대 불교학술원(원장 정승석)은 해인사 백련암과 11월1일 오전 11시 해인사 백련암에서 ‘불교기록문화유산 조사‧촬영 업무협약식’을 체결한다.
이번 협약식은 2012년부터 불교학술원에서 문화체육관광부와 동국대의 지원으로 수행해 온 ‘불교기록문화유산 아카이브(ABC) 구축 사업’의 일환으로 백련암 성철 스님이 생전에 소장, 연찬했던 불교 고문헌을 정밀 조사하는 첫 시작이다. 이번 조사에서는 한국간행본 600여 책과 중국간행본 1600여 책 등 2200여 책을 정밀조사 및 촬영할 예정이다.
성철 스님의 소장 불서는 주로 1947년에 김병룡(金秉龍, 1895~1956) 거사에게서 증여받은 책이다. 이 책들은 그동안 한 번도 공개되지 않았다. 당시의 증여 계약서는 증여인 김병룡 거사(당시 54세)와 수령인 성철 스님(당시 37세) 그리고 증여의 입증인으로 김낙인과 자운 스님의 참관 아래 1948년 9월15일에 작성됐다. 증여목록에는 경부(經部)·율부(律部)·논부(論部) 등 총28부로 분류한 1773책의 서명이 기록돼 있다. 따라서 이번 조사를 통해 성철스님의 개인 수집 불서뿐만 아니라 김병룡 거사의 증여 불서 전체가 확인될 것이다.
백련암 불서에는 추사 김정희(1786~1856)와 19세기 서울·경기지역에서 불서 간행에 참여한 혜월거사 유성종(1821~1884)의 장서인(藏書印)이 다수 확인된다. 이들이 소장했던 불서는 국내 간행본뿐만 아니라 중국 간행본도 많이 있어서 19세기 조선말에 유통됐던 중국 불서와 당시 불교 사상과 신앙의 동향 등을 파악할 수 있는 중요 자료이다.
불교학술원측은 “이번 백련암 소장 불교 고문헌에 대한 정밀조사를 통해 19세기를 거쳐 근대에 이르는 불교계의 출판 동향뿐만 아니라 무엇보다 이들 불서가 성철 스님의 교학과 수행에 미친 영향 등 향후 다양한 학문적‧문화적 관심과 연구가 이루어지리라 기대된다”고 밝혔다.
백련암 소장 문헌은 5000만화소의 고해상도로 촬영해 불교학술원의 ‘불교기록문화유산 아카이브 서비스 시스템(kabc.dongguk.edu)’을 통해 서지 및 이미지 자료 등을 모두 공개할 예정이다.
이재형 기자 mitra@beopbo.com
[1414호 / 2017년 11월 8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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