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갑숙 ‘꺼지기 쉬운 빛’ 법계문학상 대상

운영위, 11월27일 당선작 발표
12월15일 청도 운문사서 시상

2017-11-27     김현태 기자
▲ 이갑숙 작가

제2회 법계문학상 대상에 이갑숙 작가의 장편소설 ‘꺼지기 쉬운 빛’이 선정됐다.

법계문학상운영위원회(위원장 남지심)는 11월27일 “2017년 법계문학상심사위원회가 이갑숙 작가의 장편소설 ‘꺼지기 쉬운 빛’을 수상작으로 결정했다”며 “시상식은 12월15일 오후 2시 청도 운문사에서 개최된다”고 밝혔다. 법계문학상은 장편소설과 장편동화 등 불교문학의 진흥을 위해 지난해 신설된 상이다. 명성 스님의 원력과 정재로 운영되는 이 상은 미등단 작가나 등단한지 10년 이내인 신인작가를 대상으로 한다.

대상 수상작 ‘꺼지지 쉬운 빛’은 한 고향에서 자란 세 남녀의 사랑과 죽음을 통해 자아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을 진지하게 서술하고 있다. 이 소설은 현 시대를 살다간 평범한 사람들의 삶을 통해 우리의 본래면목인 불성을 찾아가는 과정을 주인공의 딸인 화자의 시선으로 이야기한다.

법계문학상 수상자 이갑숙 작가는 수상소감을 통해 “늘 글을 쓰고 싶었다. 30여년의 공직생활을 마치고 처음 쓴 소설이 이렇게 큰 상을 받게 돼 기쁨보다는 두려움이 앞선다. 더 열심히 노력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이 작가는 1975년 제17회 행정고시에 합격해 해운항만청 사무관, 주영국대사관 참사관 등을 거쳐 부산항만공사 사장과 사조산업 대표이사 등을 역임했다. 2013년 퇴임 후에는 청계사 108선원순례단 일원으로 사찰을 순례하고, 순례의 여정과 마음 속 깊이 담아두었던 생각을 글로 옮기는 일에 매진하고 있다.

그는 “언젠가 봉암사를 방문했을 때 수좌 적명 스님이 ‘자기를 위한 기도는 세 번으로 족하고, 마음에 생긴 영유에 남을 들여놓으라. 그런 후에 부처님을 대신해 자신이 깨달음을 얻어 중생을 제도하라’고 했다”며 “부처님의 가르침을 직접 전할 수는 없지만, 존재에 관한 해답을 부처님의 가르침에서 찾을 수 있다는 사실만은 전하고 싶었다, ‘꺼지기 쉬운 빛’은 이러한 과정에서 태어난 소설”이라고 설명했다.

이 작가는 또 “절하는 것이 나를 내려놓고 마음을 비우게 하는 삶의 한 방편이라면 글쓰기는 더불어 사는 내 이웃들을 위한 것”이라며 “계속해 글을 써 내려 갈 수 있는 기회와 용기를 준 법계문학상 심사위원들게 깊은 감사의 합장을 올린다”고 인사했다.

한편 법계문학상운영위원회는 12월15일 시상식에 이어 내년 부처님오신날을 즈음해 ‘꺼지지 쉬운 빛’을 책으로 출간할 예정이다.

김현태 기자 meopit@beopbo.com

[1418호 / 2017년 12월 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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