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헌·역사·철학으로 본 중국 근대불교

‘중국 근대불교학의 탄생’ / 김영진 지음 / 산지니

2018-01-29     심정섭 전문위원

▲ ‘중국 근대불교학의 탄생’
동양사회는 근현대 들어 서구의 발달된 문물이 물밀듯 들어오면서 큰 변화를 겪었다. 특히 근대시기 보통 사람들의 일상이 급격하게 달라진 것처럼, 학문도 서양에서 불어온 바람을 피할 수 없었다. 이 가운데 중국불교의 학문적 영역을 담당해온 불교학자들 역시 서양에서 제기하는 의문을 비롯해 그들의 논리에 맞춰 불교를 연구하고 답하는 과정에서 부조화를 경험하게 됐다. 때문에 방법론상에서 어색했을 뿐만 아니라 불교에 대한 시선 자체가 혼란스럽기도 했다.

이 책 ‘중국 근대불교학의 탄생’은 이런 혼란 속에서 중국 근대불교학이 어떻게 생겨나고 성장했는지를 추적했다. 김영진 동국대 불교학부 교수가 오랜 시간 학술사와 사상사 맥락에서 중국 근대불교학의 형성을 추적한 결과물이다. 저자는 여기서 좀 더 체계적 서술을 위해 문헌학, 역사학, 철학을 기반으로 주요 흐름과 특징을 추려 집중적으로 다뤘다.

전체 3부로 구성된 책은 제1부 ‘불교경학과 문헌비평’에서 서양 근대불교학과 불교문헌학이 중국에 전래된 과정, 그리고 전통 문헌학 방법론의 불교연구 도입까지 불교와 문헌학이 만나 새로운 학문적 흐름을 만들어낸 과정을 다뤘다. 이어 2부 ‘역사학 방법론과 불교사 서술’에서는 장타이옌, 량치차오, 후스 등 중국의 사상가와 학자들을 등장시켜 그들의 역사학 방법론을 통한 불교사 연구를 되짚었다. 그리고 제3부 ‘불교철학의 출현과 교리논쟁’에서 서양 철학을 만나 새롭게 눈을 뜬 중국 근대불교의 발전상을 살폈다.

책을 통해 한국불교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중국불교의 근대시기 이론적 성장 과정을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중국불교에 대한 이해의 지평을 넓힐 수 있다. 2만5000원.

심정섭 전문위원 sjs88@beopbo.com

[1426호 / 2018년 1월 3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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