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능인선원 지광 스님에도 3억원 요구”

검찰, 김백준 전 기획관 진술 확보

2018-03-20     최호승 기자

검찰이 3월19일 이명박 전 대통령의 구속영장을 청구한 가운데 불교계에도 돈을 요구한 정황이 드러났다. 지광 스님측은 이 전 대통령측이 먼저 요구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광 스님측 “MB측서 먼저 요구”

뉴스 1과 JTBC 등에 따르면 지광 스님은 2007년 12월 대선을 1주일 앞둔 시점에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에게 현금을 건넸다. 김 전 기획관은 검찰에서 이 전 대통령의 지시로 지광 스님에게 돈을 받아왔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기획관은 서울 모처에서 지광 스님을 만나 “자금이 바닥 나 사정이 어렵다. 기독교계에서도 돈을 줬는데 능인선원이 불교계를 대표해 돈을 마련해 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능인선원이 불교대학 설립을 계획하는 과정에서 설립 허가 등 편의를 바라고 건넨 뇌물로 보고 이 전 대통령 구속영장에 해당혐의를 추가했다. 검찰은 현재 삼성이 대납했다는 자동차 부품 회사 다스의 소송 비용 60억원을 포함해 총 110억원대 뇌물을 이 전 대통령이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지광 스님측은 검찰에 돈을 건넨 사실을 시인하면서도 억대의 현금은 청탁성 뇌물이 아닌 이 전 대통령측 요청으로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능인선원 관계자는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지광 스님이 ‘민원 편의를 봐줄 테니 당선 축하금을 보내라’는 이 전 대통령측 제안에 따라 돈을 보냈다고 인정했다”고 말했다. 또 지광 스님은 “수표는 안 되니 현금으로만 달라고 해서 그 자리에서 3억원대 현금을 건넸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전 대통령은 검찰 조사에서 “지광 스님으로부터 돈 받은 사실이 없고 전혀 모르는 일”이라며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호승 기자 time@beopbo.com


[1433호 / 2018년 3월 28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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