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주 달마선원장 범주 스님 입적

3월25일, 세납77·법납52세
달마도 등 선서화로 포교

2018-03-26     김현태 기자

힘차고 강렬한 기운의 달마도, 친근한 모습의 포대화상 등 선서화 대가로 널리 알려진 상주 달마선원장 범주 스님이 3월25일 입적했다. 세납 77세 법납 52세.

홍익대 미대에서 서양화를 전공한 범주 스님은 1966년 전강 스님을 은사로 출가해 10년간 용화사 법보선원, 범어사 등지에서 수행했다. 이후 미국으로 건너가 로스앤젤레스 달마사에서 5년간 주지 소임을 맡기도 했다. 무엇보다 ‘달마’와 ‘포대화상’ 등을 소재로 한 다양한 선화 작품을 통해 대중과 만났다. 특히 1m가 넘는 큰 붓을 들고 즉석에서 달마를 그려내는 ‘달마 퍼포먼스’는 스님의 트레이드 마크였다.

스님은 병고에 시달리는 수좌스님들을 위한 일에도 앞장섰다. 옻칠 선화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생사를 오가는 병고를 얻었고, 수행을 통해 그 고통의 시간을 이겨냈다. 이후 병마로 고통 받는 스님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는 생각에 전시회를 열어 선원수좌회에 기부했다. 1년 전에는 봉암사 문경세계명상마을 건립에 달마선원과 화실, 전시관 등 일체를 희사하기도 했다.

“우리 주변을 돌아보면 스트레스와 마음 문제로 정신적인 고통을 받고 있는 이들이 적지 않습니다. 우리사회를 멍들게 하고 있는 현실에서 불교가 할 수 있는 역할은 무엇일까요. 바로 웃음입니다. 포대화상은 중생들에게 웃음과 복을 전달하는 부처님입니다. 포대화상의 웃음을 화폭에 담아내 세상 사람들에게 전달하고 웃음의 치유력으로 세상 고통을 조금이나마 덜어내는 계기가 됐으면 합니다.”

환한 웃음과 따뜻한 글귀로 세상의 고통을 치유하고자 정진했던 범주 스님. 스님의 빈소는 서울 아산병원 장례식장 22호에 마련됐으며, 영결식은 3월27일 봉행된다.

김현태 기자 meopit@beopbo.com

[1434호 / 2018년 4월 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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