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지역 중요 금석문 문화재 탁본 조사 실시한다

불교중앙박물관, 올해 95기 대상…탁본전문가 흥선 스님 주도

2018-03-28     임은호 기자

▲ 건봉사 사명대사기적비 이수와 비편(왼쪽 상하단), 복원비(오른쪽).
2013년부터 금석문 탁본조사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불교중앙박물관(관장 오심 스님)이 올해는 강원도 지역을 대상으로 조사사업을 진행한다.

불교중앙박물관은 3월28일 “이번 ‘2018년 금석문 탁본조사사업’은 자문회의를 거쳐 강원지역에 산재하고 있는 비 가운데 역사·문화적으로 가치가 있다고 판단하는 비 95기를 선정, 채탁한다”고 밝혔다.
 
강원지역 금석문 탁본조사사업은 고성 건봉사(주지 마근 스님)에서부터 시작한다. 사업의 원활한 수행을 위해 4월3일 오후 1시 경내에서 채탁에 대한 현장설명과 자문회의가 진행된다. 이날 설명회에서는 금석문 탁본조사사업 책임연구원인 흥선 스님이 ‘사명대사기적비(四溟大師記積碑)편’을 직접 채탁하고 본 사업에 대한 과정과 의의를 설명할 계획이다.
 
이날 채탁 할 ‘사명대사기적비편’은 사명당 유정(惟政, 1544~1610) 스님의 행장을 기록한 비석이다. 당시 강원도 관찰사였던 남공철이 비문을 짓고 허질이 글을 썼다. 기적비에는 사명대사가 건봉사 낙서암에서 낙발하고 법화경을 배웠으며 왜적에게 되찾아온 치아사리를 건봉사에 안치했다는 사실 등이 기록돼 있다. 1912년 이후 파손돼 전해오다가 2017년 복원됐다.
 
▲ 건봉사 능파교신창기(왼쪽) 건봉사 석가불치상입탑비(가운데) 건봉사 세존영아탑비(오른쪽).
‘사명대사기적비편’외에 건봉사에서 주목할 만한 석문으로는 ‘능파교신창기(凌波橋新創記)’ ‘석가불치상입탑비(釋迦佛齒相立塔碑)’ ‘세존영아탑비(世尊靈牙塔碑)’ 등이 있다. 석가모니 치아 진신사리를 봉안한 적멸보궁에 있는 ‘석가불치상입탑비’에는 신라시대 자장율사가 인도에서 석가모니의 진신사리를 가져와 양산 통도사에 안치했고, 임진왜란 때 일본군이 약탈한 것을 사명대사가 일본으로 건너가 반환받아 건봉사에 안치했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세존영아탑비’의 경우 건봉사의 석가모니 치아진신사리에 대한 내용을 기록한 탑비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밖에도 현재 건봉사에는 조선시대 건봉사에서 활동했던 스님들의 생애를 기록한 다수의 석문이 남아있다.
 
불교문화박물관 측은 “이번 사업을 통해 기존에 공개되지 않은 새로운 탁본 확보와 기존 금석문 자료의 오류와 미비를 수정, 보완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할 예정”이라며 “지정문화재는 물론 비지정문화재 금석문에 대한 수준 높은 탁본을 확보함으로써 우리나라 금석문 자료의 역사적 의미를 밝힐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불교중앙박물관은 본격적인 탁본 조사에 앞서 고대부터 1945년 이전까지 제작된 금석문 총 1만1500여 건에 대한 목록을 수록한 ‘금석문 조사 총람집’(Ⅰ∼Ⅲ권)을 2013년 발간해 관련 연구기관에 배포하기도 했다. 지금까지 진행된 탁본 조사 결과물은 문화재청 누리집(www.cha.go.kr)과 국립문화재연구소의 ‘한국금석문 종합영상정보시스템’ 누리집(gsm.nricp.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임은호 기자 eunholic@beopbo.com
 
[1434호 / 2018년 4월 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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