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0년 만에 모습 드러낸 백제 대통사지 보존해야”

백제학회 등 성명 발표…유적보존‧추가조사 촉구

2018-05-03     임은호 기자

▲ 백제학회 등은 5월3일 서울 흥사단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한옥을 짓는 대신 1500년 만에 모습 드러낸 터를 보존하고, 인접 지역까지 발굴을 체계적으로 조사해야 한다”고 문화재청과 공주시에 대책을 촉구했다.
백제학회 등 역사·고고학 관련 12개 학회가 백제 웅진도읍기 최대 사찰인 대통사지로 추정되는 충남 공주시 반죽동 유적의 보존과 추가 조사를 요구하고 나섰다.  

백제학회 등은 5월3일 서울 흥사단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대통사는 삼국시대 사찰 가운데 사찰의 이름, 건립 연대, 건립 장소를 알 수 있는 가장 오래된 사찰”이라며 “한옥을 짓는 대신 1500년 만에 모습 드러낸 터를 보존하고, 인접 지역까지 발굴을 체계적으로 조사해야 한다”고 문화재청과 공주시에 대책을 촉구했다.
 
대통사지는 공주시가 2015년부터 추진하고 있는 ‘고도(古都)이미지찾기사업’의 일환으로 한옥 신축을 진행하던 중 발견됐다. 공주시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공산성과 송산리고분군 주변지역에 한옥을 신축해 관광객을 유치하고 원도심을 활성화한다는 계획으로 지역 내 한옥을 신축할 경우 1억원 가량을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이곳에서 대통사지로 추정되는 글자 일부가 있는 기와뿐 아니라 치미와 수막새, 전돌 등 백제시대 유물 수만점이 출토돼 관심을 모았다.
 
이들은 “한옥 건축 허가가 나면 앞으로 아무리 중요한 유적이 나와도 건축 행위를 둘러싼 극심한 대립이 발생할 것이고 대통사지 전모를 밝히는 작업은 더더욱 불가능해진다”며 “백제 역사를 복원하고 고도 공주의 진면목을 세계에 알릴 기회를 스스로 걷어차는 우를 범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2015년 백제역사유적지구를 세계유산에 등재할 때 공산성은 통치 공간, 송산리 고분군은 능묘 공간으로 포함됐으나, 이념 공간인 대통사지는 제외됐다"며 “이번 대통사지 발견을 기회로 삼아 백제역사유적지구를 확장 등재하면 고도 공주의 역사성은 더 분명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성명에는 고구려발해학회, 고분문화연구회, 대구사학회, 백제학회, 불교학연구회, 신라사학회, 중부고고학회, 한국고대사학회, 한국문화재보존과학회, 한국상고사학회, 호서고고학회, 호서사학회 등 12개 학회가 참여했다.
 
임은호 기자 eunholic@beopbo.com
▲ 대통사지 발굴 현장.
▲ 대통사지에서 출토된 조소상.
 
[1439호 / 2018년 5월 9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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