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 영시암 회주 도윤 스님 입적

법랍 60세, 세수 88세

2018-05-15     조장희 기자

 
설악산 영시암 회주 설봉 도윤스님이 5월8일 새벽 입적했다. 세납 88세, 법랍 60세.

도윤 스님은 1958년 김천 직지사에서 관응 스님을 은사로 출가했다. 인제 백담사와 의정부 쌍용사 주지를 역임했으며 쌍용사 주지 시절 석주 스님을 도와 중앙승가대학을 설립, 2대학장을 지냈다.

동국대 사학과를 졸업한 스님은 출가하기 전 농촌문맹퇴치와 농로개발 등을 위해 2년 간 농사를 지으며 농촌계몽운동을 했다. 이후 공주 마곡사 복천암에서 행자생활을 시작했으며 김천 직지사, 수원 용주사 등에서 관응 스님을 모시고 교학에 힘쓰기도 했다.

강원도 적조암에서 선방을 개원한 것이 인연이 돼 수좌의 길에 들어섰다. 이후 인적이 없는 암자와 사찰을 찾아 자급자족하며 주경야선했다. 스님은 “세상에 공짜란 것은 없다”며 정선 향적사, 적조암, 설악산 오세암, 봉정암, 화성 신흥사 등 당시 토굴에 가까운 사찰에서 지내며 정진했다.

사찰불사에도 매진했다. 물욕에 빠질 것을 경계해 ‘일궈 놓으면 떠난다’는 원칙을 세우고 오세암, 영시암, 봉정암 등 내설악 불교성지를 복원했다. 백담사와 쌍용사 주지 역임 이후에는 주지 소임을 맡지 않았다. “물질에서 안락을 구하면 물질의 노예가 될 수 있기에 수행자는 물질에 대한 집착을 늘 경계해야 한다”며 입적하는 순간까지 영시암에서 무소유의 삶을 실천하며 살아갔다.

조장희 기자 banya@beopbo.com
 

[1440호 / 2018년 5월 1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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