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 보직인사 바로잡겠다”

정대 동국학원 이사장, 9일 석림회에 밝혀

2004-08-10     권오영
동국학원 이사장 정대 스님이 동국대 보직교수 이교도 대거 임명과 관련해(본지 701호 참조) 잘못을 인정하고 이를 시정하겠다고 밝혔다.

4월 9일 정대 스님은 석림회 회장단과 이사장실에서 면담을 갖고 “이번 동국대 인사는 홍기삼 총장이 제청한 보직교수에 대해, 개인적인 건강문제로 충분히 검토하지 못해 발생한 문제”라며 “잘못된 인사를 바로잡을 것을 총장에게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정대 스님의 이 같은 입장표명은 보직교수 임명을 두고 교계 안팎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확산되는 가운데 나온 것으로 주목받고 있다.

동국대 불교대학의 한 교수는 “이사장의 잘못된 인사에 대한 시정 약속은 일단 환영할 일”이라며 “이교도들을 주요 보직에 인사 제청한 홍 총장도 책임의식을 갖고 이를 적극 수용하려는 의지를 보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동국대 인사를 관리 감독해야할 종립학교관리위원회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종회의원들을 중심으로 거세게 일고 있다.

조계종 종회의원 한 스님은 “동국대는 종립 대학이라는 상징적인 의미를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관리 감독해야할 종립학교관리위원회가 이교도를 보직교수에 임명하도록 수수방관한 것은 명백한 직무유기”라며 “종회가 소집되면 종립학교관리위원회 위원장을 출석시켜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동국대 출신 스님들로 구성된 석림 동문회와 동림 동문회 스님들도 이번 인사에 대한 부당성을 주장하며 2000년 6월 훼불 사건 후 전임총장이 ‘주요보직교수 임명은 수계자에 한하겠다’는 약속을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그러나 이와 관련 기획인사처 이영환 처장은 “전임 총장이 약속한 사항을 후임 총장이라고 해서 무조건 따라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권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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