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대회를 한국불교학 세계화 계기로

2004-08-10 법보신문

근대 한국불교학의 출발은 일본과 서구의 강력한 영향과 반성에서 출발했다. 이후 80여 년간 한국불교학은 급격한 성장을 했으며 전문 연구자만도 수백여 명에 이를 정도로 질적·양적인 성장을 했다.

이와 함께 외국에서 불교학을 연구하고 젊은 학자들도 상당수에 이르고 있다는 점도 우리 불교학의 앞날을 밝게 해주는 희망적인 요소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한국불교학이 세계불교학계에서 위상이 정립됐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불교사를 다룬 세계 석학들의 저술이나 논문에서 한국불교가 제외되는 경우가 일쑤고, 심지어 한국불교가 일본불교 형성과 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주었음에도 오히려 한국불교를 일본불교의 아류정도로 인식하고 있는 것이 안타까운 세계 학계의 현실인 것이다.

그렇다고 이를 단순히 외국 학계의 무지를 탓할 수는 없다. 오히려 한국불교학의 세계화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은 우리 학계의 잘못이 먼저 지적돼야 할 것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최근 준비되고 있는 몇몇 세계적인 규모의 불교관련 학술대회는 한국불교의 면모를 세계에 알릴 수 있다는 점에서 대단히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특히 이번에 동국대 불교문화사상사교육단이 인도 철학연구협회와 공동으로 개최하는 불교학 국제학술세미나는 이들 협회가 인도 최고의 권위를 지닌다는 점 뿐 아니라 불교의 고향인 인도에서 한국불교의 역사와 사상사를 그들에게 소개할 수 있는 기회라는 점에서 의미가 더욱 깊다.

그렇지만 이런 국제학술대회가 단발적인 이벤트성 행사에서 그쳐서는 안될 것이다. 관계자들은 이를 계기로 지속적인 학술교류가 이뤄지고, 나아가 인적이 교류로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