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과 짧은 글로 만나는 휴식의 장

‘말·침묵 그리고 마음’ / 송강 스님 지음 / 도반

2018-06-26     심정섭 전문위원
‘말·침묵 그리고 마음’ 

“말은 가장 편리한 도구, 성현들 모두 말씀 많으셨네. 그러나 허물도 많기에 때로는 침묵으로도 대응했네. 부처님 꽃 드셔 가섭 웃고, 유마 침묵에 문수 찬탄. 이 모두 마음의 소통이니, 꽃과 침묵을 좇지 말 것.”

스리랑카 시기리야의 드높은 절벽 위에 남아 있는 암벽화 사진 옆에 새겨진 글에서 옛 선지식들의 가르침이 묻어난다. 하지만 이 글의 주인공은 일반 대중들과의 소통을 위해 페이스북에 짧을 글을 올려온 개화산 개화사 주지 송강 스님이다.

“말과 글이 편리하지만, 깊은 마음을 표현하기에 부족한 것이 또한 말과 글입니다. 그래서 옛 선지식들은 밥주걱과 국자처럼 말과 글을 사용하였나 봅니다. 말이나 글도 보이지 않는 그 무엇을 정확하게 주고받을 수 있다면 멋진 도구가 될 것입니다”라고 말하는 스님의 짧은 글들이 직접 찍은 사진과 함께해 부처님 가르침을 눈으로 보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한다.

그래서 책 속 사진과 글을 놓고 “삶 속에서 보지 못하고 잘못 보고 있는 것을 부처님 눈으로 보았을 때 어떻게 보이는지 보여 준다”고 극찬한 이들은 이 책을 ‘송강 스님 영상 화두’라고 부른다. 처음부터 끝까지 잠시 휴식이 필요할 때 친근한 벗과 이야기를 나누듯 한 자락 펼쳤다가 덮으면 되는 그런 글들이다. 덕분에 책을 펼치는 순간부터 마음이 편안해지는 작은 휴식의 장을 만날 수 있다. 1만5000원.

심정섭 전문위원 sjs88@beopbo.com

[1445호 / 2018년 6월 27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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