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문학으로 본 경봉 스님 삶·사상

‘경봉 정석의 한시 연구-생애를 중심으로’ / 최두헌 지음 / 맑은소리 맑은나라

2018-08-27     심정섭 전문위원
‘경봉 정석의 한시 연구-생애를 중심으로’

‘통도사 군자’이자 ‘영축산 도인’으로 추앙받았던 경봉 스님은 18세에서 85세에 이르는 67년 생애를 소상히 담은 ‘삼소굴 일지’를 남겨 후학들에게 길을 제시할 정도로 섬세했던 당대의 선지식이다.

특히 경봉 스님이 문자 세우기를 꺼려하는 많은 선승들과 달리, 평생의 삶을 담아 전한 ‘삼소굴 일지’는 사소한 일상이나 자연에서 느끼는 감성, 주변 인물들과의 교유, 사상을 짐작할 수 있는 문학작품들, 당시 통도사의 모습과 종단 현안, 나라의 크고 작은 일, 선승들과의 교류까지 세세하게 기록돼 있다.

통도사 성보박물관 학예연구실장으로 재직 중인 최두헌은 이 중에서도 경봉 스님의 사상과 문학적 측면에서 역량을 짐작할 수 있는 시에 주목했다. 수행과 포교만큼이나 중요한 일상이 시였으며, 스님에게 있어서 시가 곧 삶 그 자체였음을 알 수 있는 근거들이기 때문이다.

최두헌은 ‘경봉 정석의 한시 연구-생애를 중심으로’에서 경봉 스님 시문학 연구에 있어서 선과 시가 결합되어 언어의 모순과 함축이 한꺼번에 드러날 위험성을 배제하기 위해 노력했다.

때문에 시 속에 보이는 선리의 의미보다 환경과 상황, 시대적 배경을 먼저 살피고 수행자 경봉 스님을 중심으로 삶을 재구성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드러나는 시를 통해 문학적 의미들을 찾고자 노력하면서 시 속에서 드러나는 스님의 수행자적 면모, 한학 지식인의 면모, 현실성·일상성·대중성을 함께 다뤘다.

책은 경봉 스님의 삶과 사상을 시문학 차원에서 볼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있다. 1만5000원.

심정섭 전문위원 sjs88@beopbo.com

[1453호 / 2018년 8월 29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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