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포양식 ‘봉은사 일주문’ 연구 필요하다

2019-06-03     법보

양주 오봉산 석굴암 일주문 해체·이운을 알리는 고불식이 봉행됐다. 해체 작업이 완료 되는 대로 ‘석굴암 일주문’은 ‘봉은사 일주문’으로 다시 서게 된다. 일주문 조성 시기는 1876년으로 추산하고 있다. 역사에 비해 의외로 오래된 건축물이 많지 않은 봉은사는 ‘일주문 환지본처’ 불사를 계기로 역사성 제고와 함께 대찰의 품격이 한층 더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환지본처 협약 당시 “성보가 제자리로 돌아가는 것은 당연하다”한 석굴암 주지 도일 스님은 해체·이운 고불식에서 “일주문을 봉은사 입구에 바로 세워 한국불교계에 또 하나의 귀한 문화재가 될 수 있도록 빛내주기 바란다”고 했다. 봉은사 대웅전 불사를 맡았던 김배능 도편수는 “일주문이 봉은사에 세워질 때 궁궐 건축에 참여했던 인력이 투입됐거나 왕실에서 인력을 파견했다는 증거일 수 있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의미 깊은 당부이고, 설득력 있는 주장이라고 본다. 

‘봉은사 일주문’은 건축기법 상으로는 ‘다포양식 일주문’으로 분류된다. 목조건축 학자들에 따르면 조선시대 다포 양식은 궁궐과 사찰에서 주로 채택되었다고 한다. 사찰 일주문에서도 다포 양식이 보인다는 건 왕실의 두터운 신임과 지원이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 다포양식의 일주문은 일제강점기와 6·25한국전쟁을 거치며 원형이 훼손되거나 사라졌다. 남북한을 합쳐도 다포 양식의 일주문은 30여개 정도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태안사·용추사·선암사·송광사·쌍계사·불곡사·봉암사·남장사 일주문이 지방 문화재로 지정돼 있고, ‘범어사 조계문’이 유일하게 보물로 지정(1461호)돼 있다. 

봉은사 일주문에 대한 연구가 진행돼 그리 멀지 않은 시기에 문화재로 지정되기를 바란다. 

 

[1491 / 2019년 6월 5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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