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 영적지도자가 설명한 ‘금강경’

‘당신의 아름다운 세계’ / 바이런 케이티·스티븐 미첼 지음 / 이창엽 옮김 / 침묵의 향기

2019-10-28     심정섭 전문위원
‘당신의 아름다운 세계’

평범한 미국인으로 살던 중 십여 년에 걸쳐 우울증, 광장공포증, 자기혐오, 자살 충동에 시달리는 절망의 나락으로 빠져들었던 바이런 케이티. 그녀는 지나치게 술을 마셨고, 잘 때는 늘 매그넘 권총을 침대 밑에 두었으며, 밤마다 다음 날 아침에 깨어나지 않기를 기도했다. 그럼에도 자살하지 않은 이유는 오로지 자녀들에 대한 염려 때문이었다. 

그 시련과 고난의 마지막 2년간은 “이게 다 무슨 소용이야, 어차피 다 부질없는데”라는 생각에 사로잡혀 집 밖으로 나갈 수도 없었고, 침실에서 며칠씩 나오지 않았으며 심지어 칫솔질도 할 수 없었다. 결국 1986년 2월, 43세의 케이티는 식이장애 여성을 위한 요양원에 스스로 들어갔다.

그렇게 절망에 빠졌던 그녀는 문득 스스로를 자각해 정상의 삶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어떻게 깨어나고 어떻게 깨어난 마음으로 곧장 들어가게 됐는지를 탐구해 프로그램으로 만들고, 전 세계 수백만 명을 스트레스와 좌절, 분노, 슬픔에서 서서히 해방되도록 도왔다. 그녀에게 서구를 대표하는 영적 지도자라는 수식어가 붙은 이유다.

‘당신의 아름다운 세계’는 그 바이런 케이티가 선불교의 중심 경전인 ‘금강경’에 대해 말한 것을, 남편 스티븐 미첼이 다듬었다. 케이티는 여기서 궁극의 진실이 무엇인지, 이 진실에 눈을 뜬 사람은 세계를 어떻게 보고 어떤 삶을 살아가는지, 어떻게 하면 우리도 그런 자유와 평화를 누릴 수 있는지를 심오한 통찰과 사랑의 언어로 들려준다.

이 책이 지금까지 나왔던 여느 ‘금강경’ 해설서와 다른 가장 큰 특징은 경전 가르침의 진실을 고스란히 살아가고 있는 그녀가 자신의 삶을 곳곳에서 들려준다는 점이다. 완전한 자유와 평화, 기쁨과 행복, 사랑과 자비, 깨달음에 관해 이야기하는 글과 가르침은 많지만, 온전히 그렇게 살아가는 삶을 보여주는 글은 찾아보기 어렵기에 독자에게도 새로운 경험일 수밖에 없다. 1만6800원.

심정섭 전문위원 sjs88@beopbo.com

 

[1510호 / 2019년 10월 30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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