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식의 토대와 현상 밝힌 ‘섭대승론’ 해설

‘우리는 우리를 얼마나 알까?’ / 정화 스님 역 / 북드라망

2019-10-28     심정섭 전문위원
‘우리는 우리를 얼마나 알까?’

‘가족이란 무엇인가’ 등 일생을 통해 만나게 되는 많은 문제들에 대한 구체적 답변을 담아낸 ‘너무 잘 하려고 하지 마세요’를 펴냈던 정화 스님이 대승불교의 인식론과 실천론을 기초한 ‘섭대승론’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정화 스님은 이 책 ‘우리는 우리를 얼마나 알까?’에서 불교의 연기법, 곧 생명계가 하나의 생명공동체라는 가르침을 기반으로 바라밀수행을 한다면 인식의 토대가 전환되면서 깨달음을 성취하게 된다는 점을 강조한다.

‘섭대승론’은 4∼5세기에 활동했던 무착 스님이 대승불교의 요의를 정리한 것으로, ‘모든 요소가 드러나는 원천이 되는 의식의 창고인 아뢰야식’ 등 대승의 독자적 교리 10가지 주제를 들어 당시까지의 대승불교 교학을 정리했으며, 중국에서는 이를 근거로 섭론종(攝論宗)이 성립되기도 했다.

정화 스님은 “무착 스님이 생명계 그 자체가 앎의 네트워크라는 것을 전제로 ‘섭대승론’을 썼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 가르침을 풀어썼다”고 밝히고, “무착 스님의 가르침은 앎이 작용하는 인지시스템을 잘 이해하는 것이 수행의 토대이면서 인식의 토대를 전환할 수 있는 바탕이 된다는 것”이라며 책에서 ‘인식의 토대’와 ‘인식현상’, 그리고 집착을 내려놓는 방법 등을 자세히 밝히고 있다.

정화 스님은 그래서 아뢰야식, 의타기성, 변계소집성, 원성실성 등 난해한 불교 유식론의 핵심 개념들을 알기 쉽게 설명하는 한편, 독자들로 하여금 부처님이 설하신 연기설을 바탕으로 생명계 전체가 하나의 수레이자 큰 수레임을 깨닫고 자리이타의 보살행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돕는다. 1만8000원.

심정섭 전문위원 sjs88@beopbo.com

 

[1510호 / 2019년 10월 30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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