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 원각사 소장 '대불정수능엄경' 보물된다

문화재청, 10월29일 지정 예고 독자적 필체…15세기 인쇄 추측

2019-10-30     임은호 기자
10월29일 보물로 지정예고 된 '대불정여래밀인수증요의제보살만행수능엄경 권1~2' 문화재청 제공.

고양 원각사(주지 정각 스님)가 소장한 '대불정수능엄경'이 보물이 된다.

문화재청은 10월29일 ‘대불정여래밀인수증요의제보살만행수능엄경 권1~2(大佛頂如來密因修證了義諸菩薩萬行首楞嚴經 卷一~二)’을 보물로 지정예고 했다. ‘대불정여래밀인수증요의제보살만행수능엄경’은 대승불교에서 중요시하는 경전 중 하나로 ‘대불정수능엄경’ 또는 ‘능엄경’이라 부르기도 한다.

이번에 보물로 지정예고 된 ‘대불정수능엄경 권1~2’는 총 10권으로 구성된 내용 중 권1~2에 해당한다. 이 경전은 태조 이성계가 신총(信聰) 스님에게 대자(大字)로 판하본(板下本)을 쓰게 한 뒤 1401년(태종 1년)에 판각해 간행한 것이다. 판하본은 목판 불경을 만들기 전에 종이에 먹으로 쓴 불경으로 목판본의 원본을 말한다.

나뭇결의 마모와 종이의 상태로 보아 처음 판각된 이후 조금 늦게 인쇄된 것으로 보인다. 문화재청은 “15세기 말까지 사용된 반치음(ᅀ)과 옛이응(ᅌ) 등의 묵서 기록 또한 간행 시기를 추정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다”며 “특히 교정 흔적은 ‘간경도감(刊經都監)’ 언해본 간행을 위한 과정으로 판단되며 늦어도 15세기 무렵 인쇄된 것임을 추측하게 한다”고 설명했다.

동일 판본인 보물 제759호 ‘대불정여래밀인수증요의제보살만행수능엄경’의 일부 빠진 장수(張數)를 보완해 주고 본문 왼쪽에 일(一), 이(二) 등 해석을 돕기 위한 석독구결(釋讀口訣)의 사례 등이 확인돼 조선시대 구결 연구를 위한 중요한 자료로 평가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문화재청은 “조선의 독자적인 필체에 의한 판본으로서, 조선 초기 불경 간행의 양상을 살펴볼 수 있고 중세 국어 연구에 있어 귀중한 자료로 판단되어 보물로 지정해 연구‧보존할 가치가 있다”고 보물 지정 예고 이유를 밝혔다.

‘대불정수능엄경’은 30일간의 예고 기간 동안 의견을 수렴한 후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보물 지정 여부가 최종 결정된다.

임은호 기자 eunholic@beopbo.com

10월29일 보물로 지정예고 된 '대불정여래밀인수증요의제보살만행수능엄경 권1~2' 문화재청 제공.

[1511호 / 2019년 11월 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