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 원각사 소장 ‘대불정수능엄경’ 보물 지정

문화재청, 1월6일 밝혀…독자적 필체, 15세기 인쇄 추측

2020-01-07     임은호 기자
고양 원각사 소장 ‘대불정수능엄경’이 보물로 지정됐다.

고양 원각사(주지 정각 스님) 소장 ‘대불정수능엄경’이 보물로 지정됐다.

문화재청은 1월6일 “조선시대 ‘대불정여래밀인수증요의제 보살만행수능엄경 권1~2’을 보물 제 2056호로 지정한다”고 밝혔다.

‘대불정수능엄경’ ‘능엄경’이라고도 불리는 보물 제2056호는 대승불교에서 중요시하는 경전 중 하나로 우리나라 불교사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책이다. 총 10권으로 구성됐는데 보물로 지정된 권1~2는 태조 이성계가 신총(信聰) 스님에게 큰 글씨로 판하본(判下本) 즉, 목판 불경을 만들기 전 종이에 먹으로 쓰게 한 뒤 1401년(태종 1년) 판각해 간행했다.

나뭇결의 마모와 종이의 상태로 보아 처음 판각된 이후 조금 늦게 인쇄된 것으로 보이며 15세기 말까지 사용된 반치음(ᅀ)과 옛이응(ᅌ) 등의 묵서 기록 또한 간행 시기를 추정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다. 특히 교정 흔적은 ‘간경도감(刊經都監)’ 언해본 간행을 위한 과정으로 판단돼 늦어도 15세기 무렵 인쇄된 것임을 추측하게 한다.

동일 판본인 보물 제759호 ‘대불정여래밀인수증요의제보살만행수능엄경’의 일부 빠진 장수를 보완해 주고 본문 왼쪽에 일(一), 이(二) 등 해석을 돕기 위한 석독구결(釋讀口訣)의 사례 등이 확인돼 조선시대 구결 연구를 위한 중요한 자료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문화재청은 “이 책은 조선의 독자적인 필체에 의한 판본”이라며 “조선 초기 불경 간행의 양상을 살펴볼 수 있고 중세 국어 연구에 있어 귀중한 자료로 판단돼 보물로 지정해 연구‧보존할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임은호 기자 eunholic@beopbo.com

[1502호 / 2020년 1월 15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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