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행수기 수상자] “이 세상 태어나 봉정암 만난게 제일 잘한 일”

총무원장상-이채순

2020-05-31     임은호 기자
이채순

“35년 동안 한 해에 수차례씩 봉정암에 올랐는데 이제는 나이도 많고 어렵겠기에 법보신문에 회향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써봤지요. 대상까지 받게 되었으니 이보다 더 큰 행복이 있을까요. 부처님 감사하고 또 감사합니다.” 

일생에 걸친 불사권선과 불자로서 살아온 삶의 궤적을 진솔하게 고백한 내용을 담은 ‘봉정암’으로 제7회 신행수기 공모 대상인 총무원장상을 수상한 이채순(불일심) 불자는 인터뷰 내내 밝은 웃음과 함께 했다. ‘봉정암’은 코로나19가 없었다면 탄생할 수 없는 신행수기였다. 이채순 불자는 올해 76세로 30년 넘게 아산의 한 전통시장에서 여성의류 전문점을 운영하고 있다. 그는 “매일 바쁘게 동동거리다 코로나19로 일상이 여유로워지니 법보신문에 난 신행수기 공모 공고가 눈에 들어왔다”며 “장사가 잘 안된다고 우울해있기보다는 봉정암에서 만난 부처님 가피 이야기를 한번 해봐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채순 불자는 “처음 방문했을 때 기왓장 하나 성한 곳 없는 봉정암이었지만 그때의 환희심을 잊을 수가 없어 기와 1장을 올리는 것으로 불사를 시작했다”며 “이후 주변에 불사를 권선하며 법당불사까지 이어지게 된 것이 지금 생각하면 꿈만 같다”고 회고했다. 이어 “법당 점안식 때 가마솥을 끌어안고 자서 얼굴이 까맣게 얼룩졌던 모습이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고 덧붙였다. 

이채순 불자는 이 세상에 태어나서 봉정암과 부처님법 만난 것이 제일 잘한 일이라고 했다. 그는 “지난 겨울 종합검진에서 의사가 지금처럼 살면 된다고 할 정도로 신체나이가 10년 이상 어리게 나왔다”며 “봉정암을 오르내리며 부처님뿐 아니라 건강도 만났다”고 웃었다.

봉정사 불사 당시 주지였던 현 조계종 총무부장 금곡 스님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기도 한 이채순 불자는 “당시 인연으로 천안·아산 불자들이 주축이 된 신행단체가 2010년 발족할 때 금곡 스님이 ‘무설회’라는 이름을 지어주기도 했다”며 “그 모든 인연에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임은호 기자 eunholic@beopbo.com

 

[1540호 / 2020년 6월 3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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