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종단 이주·인권협의회, 인종차별금지 법제화 촉구

6월17일 불교·원불교·개신교·가톨릭 기자회견 “차별금지법 21대 국회에는 반드시 제정돼야"

2020-06-17     김내영 기자
4대 종단 이주·인권 협의회는 6월17일 기자회견을 열고 이주민 혐오와 차별을 금지하는 법률 제정을 촉구하고 나섰다.

불교·원불교·개신교·가톨릭이 주축이된 4대 종단 이주·인권 협의회는 6월17일 서울 가톨릭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주민 혐오와 차별을 금지하는 법률 제정을 촉구하고 나섰다. 4대 종단 이주·인권 협의회는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와 마하이주민지원단체협의회, 원불교 인권위원회,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이주민소위원회, 천주교 국내이주사목위원회 전국협의회가 참여하고 있다.

이주인권협의회는 성명을 통해 “인종차별을 남의 나라 문제로 보는 안이한 태도를 버리고 법률 제정을 통해 UN인권기준에 부한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21대 국회는 반드시 차별금지법을 제정해 헌법과 UN인권협약이 실질적으로 이행되도록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협의회는 이어 “국내에서도 이주민들이 다양한 형태로 인종차별을 경험하고 있다”며 “가난한 나라에서 왔다는 이유로 멸시와 모욕을 경험하고 있으며, 이들을 혐오하는 각종 단체와 커뮤니티들은 가짜뉴스와 혐오 표현을 조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코로나19로 더욱 확산된 이주민 혐오와 차별을 우려했다. 협의회는 “상당수 이주노동자들이 질병 예방을 위해 필요한 정보를 자국 언어로 받지 못했으며, 마스크 5부제가 시행된 후 근무시간에 일터에서 나오지 못해 약국 방문을 통한 마스크 구입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면서 “더욱이 국가적인 재난 상황에서 이주민들도 내국인과 동일한 고통을 겪고 있으나, 허술한 규제와 차별적인 정책으로 이중의 고통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끝으로 협의회는 “차별금지법 제정만이 이 땅의 230만 이주민의 인권을 보호하는 길이자 인종차별의 완전한 종식을 위한 첫걸음”이라며 “종교인의 양심과 신앙에 따라 차별없는 세상을 위하여 끝까지 협력하여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다짐했다.

불교계 대표로 기자회견에 참석한 사회노동위 부위원장 지몽 스님은 “조계종 사회노동위도 21대 국회에 반드시 차별금지법이 제정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기도하고 활동하겠다”고 밝혔다.

불교계 대표로 기자회견에 참석한 사회노동위 부위원장 지몽 스님은 “부처님은 재세시 신분에 상관없이 출가해 동등한 수행할 수 있도록 했다”며 “한국사회에 만연해 있는 다문화가정, 이주노동자 등에 대한 차별을 뿌리 뽑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님은 또 “물질적 풍요지수보다 정신적인 행복 지수가 높아지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며 “조계종 사회노동위도 21대 국회에 반드시 차별금지법이 제정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기도하고 활동하겠다”고 밝혔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이주민소위원회 우삼열 목사도 “개신교 보수세력과 극우세력이 인종차별을 조장하는데 참담함과 비참함을 금할 수 없다”며 “헌법에도 명시 돼 있는 인류를 향한 사랑을 돌아봐야 할 때”라고 말했다.

한편 헌법재판소는 2019년 11월28일 “차별·혐오표현이 금지되는 것은 헌법상 인간의 존엄성 보장 측면에서 긴요하다”고 결정 내렸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헌법에 명시된 차별금지 법률이 제정되지 않았다.

김내영 기자 ny27@beopbo.com

[1542호 / 2020년 6월2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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