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훤 연호 새겨져 있어 역사·사료적 가치 높아”

남원 실상사, 남원·전북도 함께 ‘편운화상승탑’ 보물 지정 위해

2020-07-27     신용훈 호남주재기자

남원 실상사(주지 승묵 스님)가 남원시, 전라북도와 함께 7월23일 ‘남원 실상사 편운화상 승탑 보물지정을 위한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남원 실상사 선재집에서 열린 이번 학술대회는 전라북도 유형문화재 제247호로 지정된 편운화상 승탑의 역사적 가치를 재조명하고, 국가지정 보물로 승격하기 위해 마련됐다.

학술대회에는 실상사 회주 도법, 주지 승묵, 직지사 전 주지 흥선 스님과 후백제학회 연구자들, 지역주민, 실상사 신도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학술대회에는 국내 고대사와 후백제사에 권위 있는 연구자들이 발표와 토론으로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특히 남원 실상사 편운화상 승탑의 성격과 보물승격을 위한 중요성에 대한 주제발표가 진행됐다.

편운화상 승탑은 실상사 창건조인 홍척국사의 제자 편운화상의 승탑으로 910년에 건립됐다. 지대석과 옥개석 등이 모두 원형으로 제작된 특징을 보이며, 무엇보다 ‘정개(正開)10년’ 이라는 명문이 새겨져 후백제 견훤의 연호를 알려준다는 점에서 역사적·사료적 가치가 높게 평가된다. 

학술대회는 4개 주제로 진행됐다.  제1주제 실상산문의 개창과 그 위상(조범환-서강대), 제2주제 실상산문의 선사들(정동락-대가야박물관), 제3주제 편운화상 승탑의 특징과 조성배경(진정환-국립전주박물관), 제4주제 오월과 후백제의 불교 교류(樓正豪-중국 저장해양대)로 심도 있는 발표로 이뤄졌다.

이재운(전주대 교수) 문화재청 사적분과위원장을 좌장으로 배재훈(아시아문화원), 정선종(남도불교문화연구회), 엄기표(단국대), 박용진(능인불교대학원대)가 토론자로 ‘편운화상 승탑’의 역사적·미술사적 가치와 정비 방안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나눴다.

실상사 주지 승묵 스님은 “편운화상 승탑이 불교문화를 대표하는 문화재로 많은 사람에게 공유될 수 있으면 좋겠다”며 “편운화상 승탑에는 후백제 견훤의 연호가 써 있는데, 견훤에 대한 이야기는 많지만 유물로 존재를 증명하는 이 탑의 중요성은 보물로서의 가치가 크다”고 말했다.  

이환주 남원시장은 “전라북도 유형문화재 제247호로 지정된 편운화상 승탑의 역사적 가치를 재조명하고 국가지정문화재인 보물로 승격될 수 있도록 행정력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신용훈 기자 boori13@beopbo.com

 

[1547호 / 2020년 7월29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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