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양반의 일상 기록에 비친 조선의 전쟁

국립진주박물관, 21년3월7일까지 오희문의 난중일기 ‘쇄미록’ 전시

2020-10-13     윤태훈 인턴기자

코로나19로 어려운 시기, 평범한 양반의 난중일기가 우리의 삶을 돌아보게 한다.

국립진주박물관은 10월13일부터 내년 3월7일까지 ‘오희문의 난중일기-쇄미록’을 전시한다. 쇄미록은 임진왜란과 정유재란을 몸소 겪은 양반 오희문이 9년3개월간 매일 기록한 대표적인 난중일기다.

임진·정유 양란을 겪으며 떠돌이 생활을 하던 양반 오희문의 개인 일기로 주로 사생활에 대한 기록이 대부분이지만 전쟁과 관련한 일화도 많이 실려있다. 전국 각지의 전황, 관군의 대처, 명나라의 군사지원과 화의 등 당시 전황을 살펴볼 수 있다. 특히 다른 책에서 볼 수 없는 경상도 의병장 곽재우, 전라도 의병장 고경명, 충청도 의병장 조헌 등 전국 각지 의병들의 애국정신과 활동이 많아 눈길을 끈다. 왜군의 각종 전쟁 범죄, 명군의 오만함을 비롯한 무자비한 전횡도 꼼꼼히 기록돼 있다.

책에서는 어려운 상황으로 인해 처와 자식을 버리고 도망한 아버지, 죽은 어머니 옆에서 울고 있는 아이 등 전쟁 당시 조선시대 사회 경제와 민생도 찾아볼 수 있다. 오희문을 포함한 양반들의 특권, 그리고 노비들의 비참한 생활 등도 실렸다.

전시는 전쟁과 가족에 대한 그림, 9년3개월 동안의 여정 등 6개 주제로 구성됐다. 오희문의 생활을 체험해볼 수 있는 VR과 디지털 영상 등도 함께 마련돼 책에서 표현된 양란의 처참한 상황을 관객들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국립진주박물관은 “코로나19가 우리의 삶을 어렵게 만들었다”며 “우리보다 훨씬 어려운 시를 보낸 오희문의 일기를 통해 국제적 질병을 타파하는 계기를 발견했으면 한다”고 전했다.

윤태훈 인턴기자 yth92@beopbo.com

[1557호 / 2020년 10월2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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