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붓다와 초기불교에서 배우는 지혜로운 삶

‘초기불교-붓다의 근본 가르침과 네 가지 쟁점’ / 박광준 지음 / 민족사

2021-02-06     심정섭 전문위원
‘초기불교-붓다의 근본 가르침과 네 가지 쟁점’

위빠사나 수행이 알려지고 많은 이들이 수행에 참여하면서 초기불교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그 초기불교의 근간을 이루는 초기경전은 인간 붓다가 만난 대중들의 고통 해소를 위한 설법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으며 알기 쉽도록 평이하게 기술돼 있다. 하지만 교리나 설법이 대승불교에 비해 체계화돼 있지 않고, 설법 대상이 누구인가에 따라 내용이 다르게 들릴 수 있는 약점도 지닌 게 사실이다. 그래서 궁금증을 더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초기불교-붓다의 근본 가르침과 네 가지 쟁점’은 박광준 일본 북쿄대학 교수가 초기불교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연구한 내용을 옮겼다.

책은 크게 세부분으로 나뉜다. 먼저 1부에서는 초기불교의 사상적 토대를 폭넓게 검토했다. 붓다 사상을 고대 인도의 정치‧경제‧사상적 풍토와 연기적 관계로 파악해 그 특징을 밝혔다. 여기엔 초기경전에 관한 논의가 비교적 많이 포함돼 있으며, 초기불교 경전을 최초기 경전과 후대에 추가된 경전으로 다시 분류해 활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함을 강조하고 있다.

이어 2부에서는 초기불교에 관련된 쟁점을 ‘깨달음에는 어떤 조건이 필요한가’ ‘육년고행설이라는 오해는 어떻게 정착되었는가’ ‘인간 붓다는 윤회를 어떻게 보았는가’ ‘붓다 업론은 바라문 업론과 어떻게 다른가’라는 4가지로 유형화해 제시하고, 그 각각을 하나의 장으로 만들어 집중적으로 검토했다. 이 대목에서 저자는 “불교계나 불교인, 불교학계로부터 이론이 제기될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며, 이의 제기와 논의 활성화를 기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리고 세 번째 부분은 본론 내용을 요약 정리한 종장으로, 인간 붓다를 만난 자신의 이야기를 담았다. 붓다가 제시한 길을 따라가다 보니 전에 없이 평화를 느끼게 됐다는 체험담이지만, 결코 부처님 가르침의 틀을 벗어나지는 않는다.

또한 초기불교의 특징을 ‘평등주의’ ‘교리의 합리적‧객관적’ ‘현실주의 내지 현장주의’ ‘도덕적 행위의 실천’ ‘초기불교가 지닌 전통과 개혁의 조화’ 등 다섯 가지로 정리한 책에서 저자는 초기불교를 만들어 낸 사회‧문화적 바탕과 역사적 배경을 논리적이고 합리적으로 설명하려 노력했다. 부록에 인도에서 직접 찍은 사진 46점을 수록해 현장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도록 배려한 초기불교 안내 책에서 지혜로운 삶을 배우고 인간 붓다를 만날 수 있다. 2만8000원.

심정섭 전문위원 sjs88@beopbo.com

[1573호 / 2021년 2월10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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