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교 10주년 부산 삼광사 한글학교 화제

“이젠 읽을 수 있죠” 졸업생 1033명 배출

2004-08-10     박동범
매년 ‘늦깎이 학생’ 200명 입학


“배우지 못한 것이 한이 되어 한글을 배워 글을 읽고 써야겠다는 마음으로 부지런히 삼광사를 오르내리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10년이란 세월이 흘렀습니다.”

부산 삼광사 삼광한글학교 1기 졸업생인 설금년(65) 불자는 졸업 후 “은행에 가서 이름을 직접 쓰고 돈을 찾아 나올 때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졌다”면서 삼광한글학교에서 공부할 당시를 회고했다.

천태종 삼광사 부설 삼광한글학교(교장 도원 스님)는 “배움의 시기를 놓친 불자들에게 한글을 깨치게 하고 전통문화를 바르게 이해시키자”는 목적으로 92년 4월 2일 문을 연지 지난 10년간 1033명에 달하는 사람들에게 ‘문맹자’란 꼬리표를 떼어 냈다. 종교에 관계없이 누구나 이용이 가능한 삼광한글학교는 한글을 배우고자 하는 모든 이에게 무료로 개방해 해마다 200여 명 이상의 몰릴 정도로 그 인기가 높다. 94년 2월 재학생들의 희망으로 2년 과정에서 3년 과정으로 학사과정을 개편한 삼광한글학교는 현재 한 명의 정교사와 10여 명의 부교사를 두어 교육의 질을 높이고 있으며 530명의 학생들이 문맹을 떨치기 위해 진력하고 있다. 이와 함께 삼광한글학교는 보다 효과적인 문맹 퇴치를 위해 자체 개발한 교재 4권을 제작해 보다 쉽게 한글을 깨칠 수 있도록 나이 많은 학생들의 공부를 돕고 있다. 이러한 노력으로 삼광사 주지 겸 교장 도원 스님은 지난해 10월 9일 제 555돌 한글날을 맞아 우리 글 보급에 앞장서온 공로를 인정받아 부산시장으로부터 감사장을 받 기도 했다. 삼광한글학교 운용은 부산 지역에서는 복지와 포교를 겸한 사찰의 바람직한 활동으로 평가받고 있다.



부산지사=박동범 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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