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권본 화엄경』디지털 사경 네티즌 불자 공상권 씨

“읽고 쓰다보니 화엄세계에 푹 빠졌죠”

2004-08-10     한신애 기자
컴퓨터를 처음 배우면서 자판 익히기 연습용으로 불교경전 내용을 조금씩 워드로 입력하기 시작한 40대 후반 중년의 거사가 얼마 전 [60권본 화엄경]디지털 사경을 완료했다. 서재영의 불교기초교리 사이트(www.buruna.org)에 디지털 사경실을 마련해 지난 해 5월 5일부터 시작한 화엄경 사경을 약 7개월 뒤인 12월 1일 마친 공상권(48) 씨.

중간에 포기만 하지 않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사경(寫經)을 통해 불심(佛心)을 키워왔다는 공 씨는 “홈페이지를 찾은 사람들이 디지털 사경실에 올린 사경을 클릭해 조회수가 늘어나는 것을 보면 많은 사람들에게 부처님 말씀이 전달되는 것 같아 ‘특별한’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한 자 한 자 컴퓨터로 옮긴 화엄경은 A4용지로 1600여 장에 이른다는 공상권 씨는 “5시간 정도 컴퓨터를 이용해 디지털 사경을 하고 나면 눈이 충혈되고 피곤해지기 십상이었다”며 사경하던 때를 회상했다. 공 씨는 “눈이 빠지도록 사경을 했는데 저장을 잘못해서 애써 입력한 컴퓨터 화면이 백지가 돼 버린 적도 여러 번이었다”고 덧붙였다.

자연히 화엄경을 여러 번 읽고 또 수 차례에 걸쳐 사경을 하게 됐다는 공 씨는 “화엄경 내용 중에 가슴을 뭉클하게 했던 내용들은 잘 잊혀지지 않아 또 들여다보고 마음에 새기게 된다”며 “사경을 하다말고 내용에 감동 받아서 멍하니 눈시울을 적신 적도 있다”고 말했다. 화엄경을 디지털 사경하며 크고 작은 일들을 겪은 공 씨는 경전의 내용을 널리 알리겠다는 마음으로 지금 CD를 제작하고 있다. 공 씨는 “오프라인보다는 온라인에 익숙한 젊은 사람들한테는 경전말씀도 CD에 담아주면 더 관심을 갖고 보게 된다”며 “사경한 화엄경CD 받기를 원하면 누구에게든지 나눠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공 씨의 이 메일 samrakdang@ hanmail.net 은 언제나 열려있다고.

한편 공상권 씨가 지난 4월부터 서재영의 불교기초교리 사이트 디지털 사경실에서 지금까지 사경한 경전은 화엄경 외에도 법화경, 금강경, 반야심경, 원각경 등이 있다.

한신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