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관음사, 나눔의 집에 납골당 보시

“위안부 할머니 영혼을 편안히…”

2004-08-10     김형규
“나눔의 집에 함께 사는 것도 고마운데, 죽어도 함께 있게 됐으니 이보다 좋은 일이 어디 있겠어요”
일제시대 일본군 위안부로 잔인한 삶을 살았던 위안부 할머니들이 모여 사는 경기도 광주군 나눔의 집. 일본 역사 교과서와 총리의 신사 참배 등 계속되는 일본인들의 역사 왜곡에 어느 때보다 심기가 불편한 요즘, 경기도 양평에 있는 관음사로부터 좋은 소식 하나가 날아들었다.
관음사 주지 성안 스님이 나눔의 집 원장 능완 스님에게 나눔의 집 할머니들이 돌아가시면 무료로 절에 있는 납골당에 영가를 모실 수 있도록 하겠다는 뜻을 전해 온 것. 할머니들의 험난한 삶을 위로하는 49제는 물론 각종 기일(忌日)때마다 제를 지내는 것도 잊지 않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에 대해 “나눔의 집 할머니들은 죽어서도 대접을 받게 됐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능광 스님은 “할머니들 가운데 연고자가 없는 분들은 돌아가시고 난 다음 잊혀지는 것에 대해 많은 두려움을 갖고 있었다”며 “절에서 스님이 잊지 않고 재를 지내주겠다는 데에 마다할 할머니가 어디에 있겠느냐”며 밝혔다.
관음사 성밀 스님은 “납골에는 이 분들이 일본군 위안부로 살다가 돌아가셨다는 점을 분명히 밝혀 역사의 산 현장이 될 수 있도록 할 것이며 나눔의 집 할머니뿐만 아니라, 일본군 위안부로 살아 온 할머니들의 요청이 있으면 누구나 무료로 납골당에 모시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형규 기자
kimh@beop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