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주 스님에 상처 준 이재명 지사의 ‘뜬금 애도사’

7월22일, 개인 SNS에 메시지 게재해 나눔의집 무리한 조치에 불교계 불편

2021-07-22     김내영 기자
이재명 경기지사 페이스북 캡쳐.

지난 30년간 자비와 원력으로 나눔의집을 운영해온 월주 스님에게 씻을 수 없는 불명예와 상처를 줬다고 비판받는 이재명 경기지사가 월주 스님 입적과 관련한 애도메시지를 발표했다.

이 지사는 7월22일 본인의 페이스북에 ‘태공당 월주 대종사님의 원적을 기리며’ 제하의 애도 메시지를 게재했다. 이 지사는 “진흙탕 세상으로 나아가 길을 내고, 길을 밝히고, 직접 길을 걸어가신 월주스님의 원적을 진심으로 애도한다”며 “오랜 시간 큰스님을 따르고 함께하신 분들과 불자님들께도 위로의 말씀 전한다”고 밝혔다. 이어 “큰스님과 마음 나눌 기회를 잃어버렸다는 사실이 서운하고 안타깝다”며 “‘나’라는 환영 ‘내 것’이라는 옹졸한 욕심에서 벗어나라는 말씀도 기억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지사는 또 “큰스님의 말씀처럼 세간과 출세간이 둘이 아니고 불법은 세간에 있으니, 도망가지 않고 악다구니의 세상 속에서 열심히 싸워나가겠다”며 “그것으로 낱낱의 부처들이 좀 더 행복해지는데 보탬이 되겠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러한 이재명 지사의 애도메시지를 바라보는 불교계는 불편한 시각이 많다. 게다가 애도 메시지에 진정성이 전혀 담겨 있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월주 스님의 건강악화에 결정적인 계기가 된 나눔의집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조차 않을 뿐더러 형식적인 미사여구의 나열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특히 이 지사가 애도사에서 “큰스님과 마음 나눌 기회를 잃어버렸다는 사실이 서운하고 안타깝다” “나라는 환영, 내 것이라는 옹졸한 욕심에서 벗어나라는 말씀을 기억하겠다”고 밝혔지만 지난 1년간 이 지사 자신이 그 같은 생각을 조금이라도 했다면 나눔의집과 월주 스님을 이 지경으로 몰고 갈 수 없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불교계 한 관계자는 “이 지사가 월주 스님을 진흙탕 세상으로 몰고 간 것은 아닌지, 이 지사 자신이 오랜 시간 큰스님을 따르고 함께하신 분들과 불자들에게 얼마나 큰 상처를 줬는지, 자기 스스로 나라는 환영과 내 것이라는 옹졸한 욕심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은 아닌지 아프게 돌아봐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일부 언론과 정치인에 의해 이 세상은 악다구니가 되어갈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이재명 지사는 법적 절차와 근거를 무시한 채 민관합동조사단의 편파적인 조사결과에 부응해 지난해 7월21일 나눔의집 이사 전원에게 직무집행 정지를 통보했다. 심지어 나눔의집 이사 11명 중 5명에는 시설 운영미비에 대한 책임을 물어 ‘해임’까지 명령했다. 그러나 경찰과 검찰의 조사결과 이사진들에 대한 업무상 횡령 등 모든 의혹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이재명 경기지사 페이스북 갈무리.

김내영 기자 ny27@beopbo.com

[1595호 / 2021년 7월28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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