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 달마산 미황사

병풍처럼 둘러선 기암괴석이 장관

2004-03-22     김영택


땅끝마을 해남의 미황사로 올라가는 길은 음식점이나 여관하나 없는 호젓한 숲길인데 붉은 동백꽃만 수줍게 길손을 반겨줍니다.

펜화가가 10여년 전 처음 미황사를 찾았을 때에는 대웅보전, 응진전과 작은 요사채만 남아 있는 곱고 한적한 고찰이었습니다.

절 뒤편 달마산의 산등성에 기암괴석이 병풍처럼 늘어서 있어 해질녘 석양이 물든 미황사 대웅보전과 달마산은 가슴이 쓰리도록 아름다웠습니다.

단청이 씻겨나간 대웅보전의 목재들은 손을 대면 따스한 느낌이 날것 같습니다. 대웅보전을 둘러볼 때 주춧돌을 잘 살펴보시면 거북이와 게를 만날 수 있습니다. 어떤 스님과 석수가 모의하여 이런 파격을 부렸는지 모르지만 의외의 조각에 웃음이 절로 납니다.

특히 숲 속에 따로 떨어져 있는 부도전은 다른 절에서 느낄 수 없는 독특한 정취가 있어 몇 시간이고 발길을 돌리지 못하였습니다. 부도에도 다람쥐, 물고기, 거북이, 새, 두꺼비, 도깨비 등이 조각되어 있어 하나 하나 찾아보는 것이 보물찾기 놀이보다 재미있습니다.

신라 경덕왕때 창건되었다는 미황사의 대웅보전은 보물 제947호이며 웅진전은 보물 제1183호이고 기우제를 지내면 비를 내리게 한다는 괘불은 보물 제 1342호 입니다.


김영택/펜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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