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유사 성지 1.5㎞ 인근 댐 건설

수자원공사, 5월 화북댐 착공… 인각사 강력 반발

2004-03-22     김영각
인각사 주변에 또 다시 댐 건립이 추진되고 있어 “지난 2000년 몰아닥쳤던 인각사 수몰 위기 악몽이 되풀이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해 12월 건설교통부가 인각사 인근 1.5㎞ 지점에 홍수 방지 등 치수용 담수댐 건설 계획을 발표하면서다. 건교부의 이 같은 계획에 따라 수자원공사는 지난 2002년 중단된 경북 군위군 고로면 화북댐 건설을 다시 추진하면서 오는 5월 착공식을 예정하고 있다. 이에 대해 환경 단체와 불교계는 기후 변화 등 환경 교란으로 인해 인근에 위치한 인각사의 훼손이 증가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조계종 10교구 본·말사 주지협의회와 낙동강 환경연구센터 등으로 구성된 ‘화북댐 건설 반대 추진 위원회’는 28일 성명을 통해 “과거에는 댐 건설 계획이 왜 무산되었고, 무산되었던 계획이 왜 이제 와서 시행되는가에 대한 구체적 사전 정보 제공이 없었다”며 “민족의 주체성을 고증하는 좬삼국유사좭가 집필된 인각사 주변에 댐을 건설한다는 것은 곧 민족의 성지를 말살하는 행위”라며 전면 백지화를 요구했다.

이에 앞서 인각사 측은 2월 9일 수자원공사에 화북댐 건설로 훼손 위기에 처한 인각사에 대한 종합적인 보존 대책을 요구하는 진정서를 제출한 바 있다. 그러나 수자원공사 측은 “댐 건설로 인해 문화재에 미치는 영향은 미비할 것”이라고 회신해 인각사 측의 반발을 불러오고 있다. 인각사 주지 상인 스님은 “댐 건설에 따른 인각사의 훼손과 환경 변화 등에 대한 종합 대책을 마련하지 않는 한 댐 건설에 절대로 동의할 수 없다”며 강하게 항의하고 있다.


대구지사=김영각 지사장 dolgore@beop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