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한 사람 듣는다 해도 열었을 것”
인터뷰| 보문사 주지 지범 스님
2004-03-29 김민경
“단 한 사람, 단 두 사람이 와서 듣더라도 꼭 열고 싶었던 법석이었습니다. 제방의 수좌 스님들로부터 크나큰 존경을 받고 있는 대선지식을 한자리에 모시고 화두선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법문을 나투는 자리야 말로 이 시대에 꼭 필요한 불사로 여겨져, 아무것도 모르는 산승이 이처럼 일을 저질렀습니다.”
보문사 ‘선사 7인 초청대법회’는 처음부터 지범 스님만이 기획하고 현실화 시킬 수 있는 법회였다. 은사 스님의 강권으로 어쩔 수 보문사 주지 소임을 맡고 있다고는 하나, 그 스스로 20 하안거를 성만한 수좌이며 보문사 객실을 전국의 수좌 스님들이 가장 편안하게 여기는 곳으로 적극 운용해옴으로써, 법문 청해 듣기가 모두 전국에서 첫 손꼽히는 대선지식을 내리 7일간 법문에 나서게 한 것이다.
지범 스님은 해제철인데도 보문사의 객실이 다 차지 않으면, 일주문 밖을 서성이며 수좌스님들을 기다릴 정도로 선객에 대한 사랑이 각별하다.
이 모든 것이 화두선에 대한 확고한 믿음에 바탕을 둔 것인데 한 방울의 물과 같은 그 마음이 선지식 초청 법회를 통해 오늘에 이르러 수행에의 뜨거운 열기라는 대해(大海)가 되었다.
7일간 계속 된 불법(佛法)의 바다 속에서, 지범 스님은 법회의 원만성취를 위해 치렀던 갖은 고초도 잊은 채 시종 행복에 겨워했다. 그야말로 열락(悅樂)의 미소를 띠고 말이다.
<사진설명>3월 20일부터 27일까지 상도동 보문사는 축제 분위기였다. 작은 법당은 매일, 선지식을 지근거리에서 친견하며 이 법회를 '삶을 확 바꾸는 기회'로 승화시키려는 불자들로 넘쳐났다. 때로는 미소를 띠고, 때로는 눈물을 훔치며 법을 청해듣는 불자들.
김민경 기자 mkkim@beop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