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좌스님이 11년째 ‘키르기즈’서 보살행

수좌회 법웅 스님, 의약품 보시

2004-05-10     안문옥



11년 동안 묵묵히 중앙아시아 독립국가연합(CIS) 키르기즈공화국(Kyrgyz Republic)에 의약품을 보내면서 한 해도 거르지 않고 현지를 방문해 ‘소리 없는 보살행’을 실천해 온 수좌 스님이 있어 부처님오신날을 앞두고 불자들에게 진한 감동을 전해주고 있다.

그 주인공은 25년 동안 전국 선방에서 수행 정진에만 진력해 온 법웅 스님. 해마다 동안거 정진을 마칠라치면 곧장 키르기즈공화국으로 ‘보시 만행’을 떠난다. 산악 국가인 키르기즈공화국은 1인당 국민소득이 300불 내외로, 구 소련 연방 해체 이후 의료 기자재의 노후와 의약품 공급망의 붕괴 등 어려움으로 의료 서비스가 극도로 빈약한 나라이다.

스님이 키르기즈공화국에 의약품을 보내며 포교 활동을 처음 시작한 것은 지난 93년부터이다. 러시아 등 지에 분원을 개설해 해외 포교를 견인해 온 원명 스님의 권유로 의미 있는 보시행은 시작됐다. 그 동안 스님은 이 나라의 수도 비슈케크의 보리사 등에서 한민족의 후예들에게 고려인 이름지어주기, 극빈자에 밀가루 나누기 등 보살행에 매달렸다.

스님은 올해 역시 지난 4월 초부터 50여일 간 키르기즈공화국에 머물며 포교활동과 함께 구충제 15만정을 오지에 있는 초등학교, 고려민족협회 등에 보시했다. 〈사진〉

안문옥 기자 moonok@beop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