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훼손 문화재 치료 종합병원 문연다”

“국립문화재연구소, 전문 치료기구 설립추진

2004-11-15     법보신문
“해마다 3만점 출토…처리능력은 4000여점”

훼손되고 낡은 문화재를 복원하고 보존처리 하게 될‘국립문화재종합병원’이 설립될 전망이다.

국립문화재연구소(소장 김봉건)는 11월 10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문화재 보존처리를 전담할 국립문화재종합병원(가칭) 신설을 위해 부처간 협의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유홍준 문화재청장의 공약이기도 한 문화재종합병원은 출토 유물의 급증과 기존 문화재의 훼손 등에 대처하기 위한 기구로 우리나라 문화재 전반에 대한 연구와 보전, 수리, 복원을 담당하게 된다.

현재 매년 새로 출토되는 유물은 3만점 이상이지만 연간 보존 처리되는 것은 4000여점에 불과하다. 매장문화재 발굴기관은 총 117개소에 달하지만 보존처리 기술을 보유한 기관은 국·공립기관 및 법인, 대학기관 등을 포함 모두 합쳐 36곳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들 보존처리기관 대부분은 각 기관 소유의 유물에 대해서만 보존처리를 담당하고 있어 전국 단위의 보존처리 및 보존방안을 연구하는 곳은 국립문화재연구소가 유일하다.

국립문화재연구소 역시 연구 인력 부족으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현재 국립문화재연구소 산하 보존과학연구실에서는 첨단기기 40여종을 이용 중요 문화재의 원형 보존과 복원처리를 시행하고 있지만 연구원이 14명에 불과해 기기 운영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때문에 개인소장 문화재는 현재 보존·관리 지원이 전무한 실정이다. 문화재 담당자와 관련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전체 문화재의 보존과 연구를 담당할 전문기관의 설립을 꾸준히 제기해 왔다.

국립문화재연구소는 문화재종합병원을 통해 이러한 문제를 해소한다는 방침이다. 문화재종합병원은 지정문화재 등 공공기관 소유의 문화재를 포함 개인소장 문화재에 대해서도 수리 및 보존처리가 가능해 명실상부 국가 문화유산 보존 정책의 중심으로 육성된다. 문화재종합병원과 같은 전문기관은 고비용, 저수익의 구조적 특성으로 민간기관의 참여가 어려운 만큼 향후 독립 법인으로의 전환이 바람직하다는 것이 국립문화재연구소의 판단이다.

국립문화재연구소 보존과학연구실 김용한 실장은 “매년 추가 발굴되는 문화재만 3만점에 이르고, 서울시를 시작으로 1900년대 초 유물에 대해서도 지방문화재로 지정되고 있어 향후 문화재의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임을 강조하며 “소중한 문화유산의 손실을 막기 위해 문화재종합병원이 반드시 건립돼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문화재종합병원 건립을 위해 필요한 재원은 약 1000억원으로 2005년부터 5년간 건물, 기자재, 기술개발 등에 단계적으로 투입되며 59명의 정원을 요구하고 있다.
김현태 기자 meopit@beop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