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대 문화재학과 안병찬 교수

'보수전문가 양성 종단이 앞장서야'

2004-08-10     탁효정
'배가 아플 때는 내과 의사의 진료를 받아야 하듯, 문화재에 문제가 생겼을 때는 전문적 기술을 가진 보존과학자들의 자문을 구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경주대 문화재학과 교수이자 성보문화재 자문위원인 안병찬 교수는 현재의 문화재 보수실태를 '잘못된 처방전으로 병을 키워가는 환자'의 상태에 비유했다.

안 교수는 '성보박물관을 지을 때 문화재 전문가의 자문 없이 건물을 다 완성해 놓은 후에야 심사를 요청하는 게 현재의 관례'라며 '설계 당시부터 자문을 받아야 보존 기능을 제대로 갖춘 성보박물관 건립이 가능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소규모 사찰이나 비지정문화재를 수리할 수 있는 종단 차원의 지원체계 필요성을 역설한 안 교수는 '종단에서 보존과학자들이 주축이 된 자문위원단을 구성하고, 직접 보수와 실사를 담당할 수 있는 전문가 집단 구성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해야 한다'고 전문인력 확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안 교수는 또 '성보문화재는 문화재이기에 앞서 신앙의 대상'이라며 신앙도 없는 사람들이 소중한 성보를 자칫 망가뜨릴 수 있음을 우려했다.

안 교수는 '최고의 이론과 첨단의 기술을 갖춘 자문위원 그리고 수십 년 경력의 기능자들이 함께 작업할 때 비로소 제대로 된 결과물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탁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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