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 나면 어떻게 합니까?

업의 원인과 결과 깊이 알아차려야

2005-10-25     법보신문
Q : 남을 미워하고 화가 날 때 상대가 잘못되기를 바라기도 합니다. 알아차려도 쉽게 해결되지 않는데 어떻게 해야 합니까?

A : 다섯 가지 장애 중의 두 번째가 악의(惡意)로 남을 미워하고 해치려는 마음입니다.

처음에는 미워하는 마음으로 시작해서 화를 내고 증오하는 말을 퍼붓고 해치는 행위를 하게 됩니다. 악의는 처음에 상대에게 뭔가를 바랬던 마음으로 인해 일어납니다. 바라는 마음이 충족되지 않으면 화를 내고 급기야는 남이 잘못되기를 바랍니다. 이것은 자신에게 실재하는 현상이므로 알아차려야 할 법(法)입니다.

미워하는 마음으로 악의에 차게 되면 펄펄 끓는 물과 같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상황에서는 자신에 대해 올바른 인식을 하기가 어렵습니다. 분노를 이기지 못하게 되면 현실을 냉철하게 파악하기가 어렵습니다. 이런 물에는 자신의 얼굴이 비쳐지지 않기 때문에 바른 사고체계를 가질 수가 없는 것입니다. 악의를 갖는 것은 병에 걸린 것과 같습니다. 그러나 악의가 사라지면 병이 나아서 건강이 회복된 것과 같습니다.

화를 내는 것은 여러 가지 유형으로 나타납니다. 분노, 혐오, 피하는 것, 질투, 없애려 함, 해치려 함, 후회, 인색 등등 이상의 것들이 모두 같은 성질을 가진 것들입니다. 화를 내면 이 화는 제일 먼저 자신을 해치게 됩니다. 누구도 화를 내는 사람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화를 내고 해치려는 마음이 일어날 때 이것을 알아차리지 못하면 아직 생기지 않은 화까지 더 나도록 조장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미 생겨난 화를 더 드세 지게 하는 자양분이 되게 합니다. 그래서 화가 화를 내게 합니다.

화를 낼 때의 수행법은 다음과 같은 순서에 의해 알아차리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첫째, 화를 낸 것을 알아차립니다. 둘째, 알아차린 뒤에 화를 낸 그 마음을 알아차립니다. 셋째, 화를 낸 마음이 사라진 것을 알아차립니다. 알아차리면 사라지므로 생멸을 보게 되는 것입니다. 넷째, 화가 사라진 뒤에 가슴으로 가서 화가 일으킨 여러 가지 형태의 느낌을 알아차립니다. 이때 강한 느낌에서 중간의 느낌, 그리고 미세한 느낌까지 계속해서 알아차립니다. 다섯째, 느낌이 고요해지면 다시 호흡을 대상으로 알아차립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가슴에서 느낌과 호흡이 함께 나타날 때도 있습니다. 그러면 먼저 느낌을 알아차린 뒤에 호흡을 알아차립니다.
화를 내지 않기 위해서는 업의 원인과 결과를 알아야 합니다. 자신이 자기 행위인 업의 주인입니다. 화를 내면 자신이 가장 큰 피해자가 됩니다. 그래서 훌륭한 스승을 만나 법문을 듣고 면담을 해야 합니다. 아울러 선량한 도우를 만나 성냄의 불이익과 자애로움의 이익에 관한 대화를 나누면 좋습니다.

한국위빠사나선원 지도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