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을 찾아 바로 써라

화두 간택해 의심 몰아가면 반드시 이뤄
제멋대로 매달려 관법에 빠지지 않아야

2007-05-16     법보신문

사람에게는 누구나 자기만이 사용할 수 있는 세 가지가 있습니다. 말, 몸, 마음이 바로 그것입니다.

이 세 가지 가운데 마음을 사용하는 것이 아주 중요합니다. 마음을 제대로 사용하면 말과 몸도 자연스럽게 잘 사용할 수가 있습니다. 마음을 잘 사용하기 위해서는 먼저 내가 마음의 힘을 얼마나 가지고 있는지 정확하게 알아야 합니다. 내 것을 잊어버리고 살지 않고 보이지 않는 마음을 찾아내서 걸림 없이 쓸 때 가진 것을 제대로 누리고 살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보이지 않는 마음을 어떻게 찾아내야 하겠습니까. 이 마음 찾는 것을 인도에서는 삼처전심, 중국에서는 간화선이라고 하는데 우리말로 쉽게 풀어쓰면 ‘내 마음을 오롯이 찾아내서 쓰는 법’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따라서 내 마음을 찾아내서 쓰려면 내 마음을 찾아내는 방법을 정확하게 알아야 하고 중간 과정 또한 정확하게 알아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화두를 받아 참구를 해야 하는데, 1700공안 가운데 ‘시심마(是甚)’를 예로 설명해 보겠습니다. ‘무엇이 이 몸을 가지고 다니고 모든 일을 다 하는가’하고 물을 때 여러분은 ‘무엇이 그렇게 하고 있다’고 대답하겠습니까. 여기서‘무엇이 이 몸뚱이를 가지고 다니는 고?’라고 자문을 해보고 의심을 몰아가는 것입니다. 의심이나 의정이라고 하면 대단히 거창하고 어려운 것으로만 생각하는데, 쉽게 말해 간절한 생각에서 그 생각을 잡아서 몰아붙여라 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말하면 정말 그렇게만 하면 되느냐고 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한 마디로 됩니다. 사람은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생각하면 100% 해내게 되어 있습니다. 물론 쉽지만은 않은 일입니다. 화두를 들고 공부를 해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이놈을 잡으려고 애를 써도 처음에는 힘이 듭니다. 때로는 되는 듯 하다가 안되기도 하고 그러면서 갈등을 일으키게 됩니다. 그러나 진정으로 애를 쓰면 꼭 이루어집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조심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아무 생각 없이 생각 하나가 잡혀서 몰아 붙이는 경우가 있는데, 힘을 주는 종자가 다르면 결과가 다르듯이 생각 없이 잡힌 생각 하나에 매달리면 그것은 관법이지 의정이 아닙니다.

그리고 무엇인지 몰라서 알아내려는 생각을 가지면 이 또한 알아 낼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알아서 도인 노릇을 할 수는 있어도 하나도 사용하지를 못하면 그것은 해오에 불과합니다. 천지를 알기는 하는데 힘이 없는 것입니다.

이 두 가지는 수행하는 분들이 조심해야 할 부분이고, 찾아내서 거리낌없이 쓰려는 생각을 놓치지 않고 힘을 다해서 밝혀내면 그때는 틀림없이 확철대오 할 수 있습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안다는 노릇을 해도 전혀 힘이 없는 것, 여기에 속지 마세요.

화두를 들어 정진하다보면 오매일여가 되고, 그 단계에서 한 단계 넘어가면 성성적적이 됩니다. 여기에서 백척간두 진일보하면 그 때서야 확철대오해서 완전히 내 마음을 내가 찾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정진과정을 거친 후에야 내 마음을 찾아서 마음대로 쓸 수 있는 것입니다. 조급하게 서두르지 말고 정진, 또 정진하시기 바랍니다.

효산 스님은 1934년 전남 순창에서 출생, 13세에 고암 스님을 은사로 출가한 이래 통도사, 해인사 등 제방 선원에서 40여 년간 용맹정진하다 5년 전 부산에 선원을 열어 재가불자들을 지도하고 있다. 미타선원에서 7차에 걸쳐 진행하는 간화선 강좌 내용을 요약 게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