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불기 특위 보고서엔 ‘2551년’ 무게

증거 자료 부족…쟁점은 1956년 결의문안

2007-11-12     법보신문

과연 한국불교의 2007년은 2550년인가? 2551년인가?

제175차 중앙종회에 제출된 불기 사용 문제해결을 위한 특별위원회(위원장 주경, 이하 불기 특위)의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불기는 2551년에 무게감이 실린다. 이 보고서는 조사위원으로 위촉된 동국대 조준호 박사가 약 한 달간의 조사활동을 보고한 내용을 요약한 것이다.

보고서는 주요 불교국가의 불기 사용 현황과 문제점부터 WFB의 불기 제정 과정, WFB 회의와 한국의 불기 채택 과정에 있어서의 상관 관계, 한국 불기의 사용에 대한 전문학자의 인식 등을 담고 있다.

그러나 보고서는 올해 불기를 ‘2551년’으로 가닥을 잡고 기술돼 있다. 현재 WFB 세계본부를 운영하고 있는 태국보다는 WFB 창립을 주도적으로 이끌었던 스리랑카와 미얀마 등의 국가들이 사용하고 있는 불기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이다. 보고서는 “‘불기의 구두정정 요청’도 (WFB 전체가 아닌) 태국의 입장일 수 있다”고 서술하고 있다. 이는 “WFB 결의문에 나타난 구체적인 조항에 대한 근거를 제시할 수 없기에 문건이 아닌 구두로 요청하지 않았나 생각된다”는 것이다.

보고서에 나타난 주요 불교국가의 불기 사용 현황도 올해를 2551년으로 표기하고 있는 국가는 인도, 스리랑카, 미얀마, 한국, 중국, 베트남, 티베트, 몽골, 대만 등 9개국이다. 반면 2550년을 사용하고 있는 국가는 일본, 태국, 라오스, 캄보디아 등 4개국뿐인 것으로 기술됐다.

이 의견에 대해 학자들은 반대의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전통적인 불교국가들의 불기 사용 현황도 중요하지만 WFB가 결의한 불기인 만큼 WFB 회원국 전체의 사용현황이 우선이라는 것이 현재까지 학계의 중론이다. 보고서의 내용이 신중하고 공평한 시각에서 전개되지 않았다는 일각의 지적도 나왔다.

불기 특위도 보고서와 관련, 시간이 부족했던 만큼 충분한 자료수집이 되지 못한 점을 감안해 내년 3월까지 활동을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불기 특위 위원장 주경 스님은 “현재 WFB 내부에서도 불기가 통일된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어 어떤 것이 맞고 틀리다고 말하기는 힘들다”면서 “가장 확실한 방법은 1956년 WFB가 불기를 통일한 것으로 알려진 네팔 대회 당시의 결의문을 입수해 확인해 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하중 기자 raubone@beop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