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용스님의 정토선 수행] 10.정토선수행을 하면서 절을 해도 되나요?

절은 動中공부…최상의 공경심으로 해야

2007-12-20     법보신문

우리 한국불교 수행법에 있어서 절 수행은 이미 가장 널리 보편화 된 수행방편의 하나이며, 실제로 자신의 업장을 소멸하는 수행으로 많은 불자님들에게 각광을 받고 있기에 정토선을 수행하면서 함께 ‘절’을 병행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절 수행에 관해서는 관정큰스님의 특별한 말씀은 없었지만 저 역시 정토선염불과 절을 함께 수행으로 삼아 가고 있습니다. 정토선 철야정진 모임에서는 절을 할 때 일반적인 절 방법과 달리 정토선염불을 A반과 B반이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교대로 염불하듯이 절을 할 때도 교대로 절을 하면서 아주 천천히 최대한 공손하게 절을 하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절’하면 108배에서부터 3천배, 만 배 등 빠른 속도의 절 수행을 많이 떠올리지만 정토선에서 병행하는 절 수행은 정토선염불법처럼 교대로 절을 하는 방식으로 칭명염불을 할 때는 절을 하지 않고 서서 염불을 하고 절을 할 때는 염불소리를 들으면서 교대로 절을 하기 때문에 기존의 절 방식보다 매우 힘이 적게 들며 지치지 않고 오래도록 절을 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거기다가 절을 하면서 바로 앞에 부처님께서 실제로 계신다는 마음가짐으로 최상의 공경심을 가지고 절을 하도록 요구하기 때문에 비록 횟수는 적을지 모르지만 참다운 절 수행의 의미가 깃들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본래 부처님 당시에도 상대방에 대한 최상의 공경심의 표현 수단이었던 참다운 절은 사실 전적으로 스피드와는 거리가 멉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스피드하게 절을 하는 것은 참다운 절의 의미보다는 절하는 기술 즉, 테크닉에 가깝다고 말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만약 우리가 부처님, 또는 자신이 공경하는 스님께서 앞에 와 계실 때 정말로 스피드하게 ‘쿵덕쿵, 쿵덕쿵’ 하면서 절을 할 수 있을까요?

모든 수행은 우리가 테크닉보다 더욱 중요한 것이 바로 마음이라는 당체입니다. 아무리 뛰어난 테크닉이라 할지라도 바로 ‘마음’이라는 핵심이 빠져버린다면 그것은 더 이상 참다운 수행이라고 이름 짓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절을 하면서도 마음자리를 놓치지 말고 내려갈 때와 일어설 때에도 염불에 맞춰 절을 하며 마음으로 염불을 따라한다면 바로 동중(動中) 공부와 다르지 않고 정토선 수행에 전혀 방해되지 않는 조화로운 수행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음성 용운사 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