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인동참 인터뷰]호국 범음사 호택 스님

“13년 군포교 외길…이젠 장교 포교가 숙제”

2008-11-10     법보신문

“13년이라는 세월을 견뎌내며 군포교에만 내 모든 것을 바치기가 어디 쉬웠겠어요. 하지만 마음을 다하고자 했던 진심을 장병들이 알아줬다고 생각해요.”

철책이 멀지 않은 경기도 연천의 6포병여단 호국 범음사가 열세 번째 생일을 맞았다. 호국 범음사는 민간인 성직자인 호택〈사진〉 스님이 손수 짓고 운영해온 대표적인 군법당이다. 군인 신분인 군법사들도 힘들어하는 전방 군포교를 민간인 신분으로, 그것도 비구니 스님이 13년이나 해왔다는 사실도 희유한 일이지만 수계법회 때마다 500명 이상씩 병사들이 몰려들고 있다는 사실은 ‘포교’를 화두로 삼고 있는 교계의 사부대중들이 주목할 만하다.

11월 2일 조촐하게 생일상을 차린 범음사의 낙성 13주년 기념법회 및 수계식에도 장병들이 구름 처럼 모였다. 6포병여단 소속 장병 뿐 아니라 인근 부대 장병들까지, 이날 참석한 인원은 병사들만 800여 명 장교가 40여 명이다. 이들은 이날 법회에서 모두 예외 없이 계를 받고 불자가 되기를 서원했다. 이 정도면 논산훈련소 다음으로 가장 많은 장병들이 수계를 받은 셈이다.

호택 스님은 “부처님 법이 너무 좋았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부처님 법을 알려주고 싶었는데 군법당이라는 곳에 와보니 타종교에 비해 불교가 심각하게 뒤쳐져 있어 군포교를 시작하게 됐다”고 했다. 그렇게 처음 군포교와 인연을 맺은지 벌써 22년째. 그러던 중 13년전 연천에 자리를 잡고 범음사를 연 것이다.

스님은 “지난 13년 동안 수없이 많은 어려움과 고난을 만나야 했다”며 “특히 타종교 신자인 부대장이 부임할 때마다 한 겨울 얼음장보다 냉랭한 반응에 상처도 많이 입었다”고 회상했다. 그러나 그것도 과거의 일들일 뿐, 스님은 예의 그 호탕한 웃음소리로 지난 시간들을 덮어버렸다.

스님은 “많은 분들이 보이지 않게 도움을 주셨기에 이곳의 군불교가 이렇게 성공적으로 꾸려질 수 있었다”며 “하지만 더 많은 분들이 군포교의 중요성을 절감하고 조금씩이라도 힘을 보태지 않으면 군포교는 언제나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스님은 “1명의 불자 지휘관이 100명의 불자 병사보다 낫다는 말이 있다”며 “앞으로는 군불교에 많은 영향을 미치게 될 불자 장교 양성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정하중 기자 raubone@beop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