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목소리가 포교에 도움 되길”

만인동참 릴레이 인터뷰
가릉빈가 소리 대표 작곡가 오 해 균 씨

2008-12-08     법보신문

서울 독산동 ‘세광음반’ 사무실의 문을 열고 들어서니 노랫소리부터 들렸다. 49㎡(15평) 남짓한 이곳은 성인가요 음반을 취급하는 ‘세광음반’ 사무실이자 불자 가수들이 군포교와 봉사활동을 위해 모인 단체인 ‘가릉빈가 소리’의 보금자리다. 이곳에서 ‘세광음반’의 대표이자 ‘가릉빈가 소리’의 대장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작곡가 오해균〈사진〉 씨를 만났다.

오 씨가 ‘가릉빈가 소리’라는 이름으로 불자 가수들과 함께 군포교에 나서게 된 것은 2005년경부터다. 직접 운영하고 있는 인터넷 카페 ‘산사음악회’ 회원의 요청으로 경북 경산 육군 제2수송교육대를 방문한 것이 군불교와의 첫 만남이었다. 오 씨는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절로 들더라”며 “생각지 못한 곳에서 느낀 강렬함을 잊을 수 없어 1년에 두 번 이상은 군법당을 꼭 가겠다고 결심하게 됐다”고 첫 만남의 기억을 회상했다.

가릉빈가 소리 회원들은 군법당을 찾는 날이면 새벽부터 떡과 과일 등을 주렁주렁 싸들고 길을 나선다. 필요한 자금은 모두 자발적인 ‘십시일반 모연제도’로 마련한다. 넉넉지 못한 성인가요계의 현실에 매년 2~3차례씩 수 십 만 원의 모연금을 마련하는 게 쉬울 리 없다. 오 씨는 “물론 흔쾌히 도와주는 분들이 있다. 그분들의 도움이 있기에 조금이라도 더 좋은 장비를 갖추고 더 맛있는 것들을 준비해서 장병들과 함께 할 수 있었다. 군포교를 하다 보니 세상에 살아있는 부처님들이 많다는 사실을 몸으로 깨닫게 된다”고 했다.

가릉빈가 소리는 늘 군부대를 찾기 전에 요청하는 것이 있다. 장기자랑에 참가할 10팀을 만들어 달라는 것. 그리고 부대의 협조를 얻어 포상휴가증까지 몇 장 마련한다. 가릉빈가 소리가 가는 법회에 병사들이 기를 쓰고 찾아오는 이유다. 하지만 가릉빈가 소리와 함께 노래하고 춤추며 2시간을 보내고 나면 어느새 부처님 모습이 익숙해지고 향냄새가 즐거워진다.

“우리가 가진 것은 사람들을 즐겁게 해줄 수 있는 인적 자원이예요. 언제든 ‘가릉빈가 소리’와 함께 하겠다는 가수들이 50여 명 정도 됩니다. 우리 목소리가 불교계에 미약하나마 도움이 될 수 있다면 그걸로 족합니다. 그래서 우리가 왔다간 다음부터 법회에 나오는 장병이 늘었다는 소식을 들을 때 가장 행복하지요.”

사람들에게 흥겨운 노래를 들려주며 포교를 할 수 있어 인생이 즐겁다는 오 씨의 미소가 아름답다. 
정하중 기자 raubone@beop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