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치 여사 위한 기도는 선동 행위”

버마 군부, 여성 활동가 체포-구금

2009-11-24     법보신문

버마에서 아웅산 수치 여사를 위해 기도했다는 혐의로 여성 활동가가 체포돼 구금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버마 수도 랑군의 특수경찰이 아웅산 수치 여사를 위해 기도한 혐의로 나우 온라 씨를 비롯한 세 명의 여성을 체포했다고 버마 언론인 ‘이라와디’가 최근 보도했다.

변호사에 따르면 이들이 체포된 것은 지난 10월 3일로 랑군 특수경찰은 아웅산 수치를 위해 매주 목요일 정기적으로 기도를 하던 나우 온라 씨를 체포, 곧바로 인세인 교도소에 구금했다. 다른 여성들 또한 비슷한 시기에 랑군 시내의 시장에서 스님들에게 음식을 공양한 직후 체포됐다. 그러나  변호사가 이들의 체포소식을 전해들은 것은 11월 9일이었다.

특수경찰은 이들이 체포 당시 사원에서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경전 ‘까마박가(Kamavaca)’의 복사본을 갖고 있었다는 점에 선동 혐의를 적용해 체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수경찰의 주장대로 이들이 공공질서 훼손과 선동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을 경우 2년 수감형을 선고 받게 된다.

나우 온라 씨는 버마 민주국민연대(National League for Democracy. 약칭 NLD)의 전 회원으로 이전에도 수차례 체포당한 적이 있다. 그녀의 대변인은 “단순한 불교 의식에 사적으로 참석했을 뿐”이라며 “까마박가는 단순한 경전이며 사람들의 이목을 끌만한 어떤 선동적인 내용도 없다”고 주장했다.

랑군의 한 스님은 이번 사건과 관련 “종교의 자유를 침해하는 일”이라고 규정하며 “이는 우리나라에서 종교의 자유가 어떻게 취급되고 있는가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인 동시에 종교 자유를 억압하는 명백한 불법행위”라고 강력히 규탄했다. 스님은 또 “이번 사건은 버마 정부에 대한 국제사회의 이미지를 더욱 악화 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태국에 기반을 두고 있는 버마 정치범 지원연합은 “현재 2168명의 정치범이 버마의 교도소에 수감돼 있다”고 밝혔다.
 
남수연 기자 namsy@beop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