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산의 별각탕을 배불리 먹고/ 배를 문지르며 앞산을 지나 소요한다/ 금당과 옥마도 모두 나에게는 하찮으니/ 누런 띠풀 헤치며 다시 고사리를 캐노라.”이는 18세기 중후반 해남 대흥사와 지리산 화엄사 등에서 활동한 몽암기영 스님의 ‘몽암대사문집(蒙庵大師文集)’에 나오는 ‘채궐(採蕨, 고사리를 캐다)’이라는 시다. 봄철이 되면 온 산에 가득한 고사리를 캐 만든 별각탕 한 그릇이 있다면 세속 최고 가치로 여기는 금당·옥마도 필요 없다고 말한다. 이렇듯 별각탕은 수행자 허기를 채우고 정진하는데 더없이 귀한 원천이었다. 별각탕은 ‘고사리
동진 때부터 강회(江淮) 이남은 불교사상 연구와 문화 발전의 붐이 있었다. 중국 각지 사원의 범패가 강남에서 전해졌고, 의례 율조가 강남 범패로 통일될 정도로 당말·오대시기에 총림 제도가 남방에서 발전하였다. 명·청대에는 율종의 발원지인 바오화산(寶華山)이 영향력 큰 전계 도량이었고, 티엔닝스(天寧寺)와 티엔통스(天童寺)의 법회가 매우 성했으며, 최초로 수륙법회를 설행한 진산스(金山寺)도 여기에 있다. 그리하여 ‘고승전’에서 언급한 ‘음악을 잘하는 승려’의 절반 이상이 강남의 승려들이었다. 속강의 유행 이후 사찰에는 전문 예승(藝僧
“엄마, 너무 따갑고 가려워. 피도 계속 나. 언제까지 아프고 고생해야 해?”원인을 알 수 없는 알레르기로 인해 온 몸에 돋은 두드러기 발진은 시간이 흘러도 나아지질 않았다. 의사는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원인은 수백가지가 되며 그에 따라 약 처방도 천차만별”이라며 일시적으로 증상을 완화시키는 약만 처방해 줄 뿐이었다. 더 이상 어떤 약도 듣지 않는 상태에서 10살꼬마의 투정 대상은 늘 엄마였다. 그 투정이 안쓰러워 엄마가 선택한 일시적 방법은 ‘굵은 소금’이었다. 마당에 신문지를 넓게 펴고 그 위에 등을 구부리고 서면 엄마는 등에
일본 학자 마찌하다료오슈(道端良秀)가 “조식의 범패는 오(吳)의 지겸(支謙)과 강승회(?~280)에 의해 계승되었다”고 할 정도로 오나라에서 활동한 역경승들에게 경전은 그 자체가 범패였다. 지겸은 황태자의 스승이 되어 국정에도 참여하는 가운데 ‘대아미타경’ ‘유마경’ ‘무량수경’ 등을 번역하였다. 축율염(竺律炎)은 유기난(維祇難)과 함께 ‘법구경’ ‘아차말보살경’을 번역하였고, 유기난이 세상을 떠난 후인 230년에는 축율염이 단독으로 ‘삼마갈경’ ‘범지경’을 번역하였으며, 지겸과 함께 ‘마등가경’ ‘불의경’ 등을 번역하였고, 지강량
국가의 억압과 탄압 속에서도 조선불교가 명맥을 이어올 수 있었던 생명력은 어디서 기인했는지 모색하는 세미나가 열린다.불교평론과 경희대비폭력연구소는 1월25일 오후 6시 강남구 신사동 불교평론 세미나실에서 116회 열린논단을 진행한다. ‘조선시대 왕릉수호사찰의 재발견’을 주제로 열리는 이번 논단에서는 탁효정 순천대 학술연구 교수가 발제를 맡는다.불교평론은 “널리 알려져 있듯이 조선왕조 500년은 숭유억불의 시대였다”며 “사찰 폐지, 종파 통합, 출가 제한, 사찰 소유 토지 몰수, 과도한 부역 등 불교는 거의 재생불능 지경에 이르렀다”
지난해 11월 29일 원적에 든 해봉장 자승 대종사의 49재가 회주로 주석하던 서울 봉은사(주지 원명 스님) 법왕루에서 1월 16일 사부대중 1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봉행됐다.이날 49재에는 동국대 이사장 돈관, 상월결사 총도감 호산, 봉은사 주지 원명, 조계사 주지 담화 스님을 비롯해 조계종 중앙종회 종책모임인 화엄1회 회장 심우, 화엄2회 회장 선광, 화엄3회 회장 삼조, 무량회 회장 일화 등 종회의원 스님과 은해사 주지 덕조, 백양사 주지 무공, 전 종회의장 정문, 전 조계사 주지 지현 스님 및 상월결사 인도순례 동참 대
한국불교종단협의회(회장 진우 스님)가 부처님오신날 봉축행사, 나라와 민족을 위한 불교대축전 등 불기 2568(2024)년 주요 사업을 확정했다.종단협은 12월20일 서울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 ‘제3차 이사회’를 열어 내년도 사업계획을 승인했다. 종단협은 이날 매년 연초 봉행해온 신년하례법회를 내년부터 ‘새해맞이, 나라와 민족을 위한 불교대축전’으로 새롭게 편성해 개최키로 했다. 새해맞이 불교대축전은 1월30일 서울 강남 인터콘티넨탈 파르나스호텔에서 열릴 예정으로, 회원 종단 임원들과 직장·직능·포교·신도단체 임원, 정
전국 기도성지를 찾아 정진하는 33기도순례단(지도법사 석중 스님)이 12월9일 논산 쌍계사와 관촉사에서 ‘제8차 기도정진’을 이어간다. 매월 두 번째 토요일 용인 보현정사 주지 석중 스님 지도로 정진 중인 33기도순례단은 지난 5월 봉암사를 시작으로 청량사, 무량사, 완주 송광사, 대승사, 고운사, 부석사를 거쳐 쌍계사·관촉사에서 기도정진 시간을 갖는다.쌍계사(雙溪寺)는 고려 전기 창건 사찰로 1964년 보물로 지정된 대웅전을 비롯해 나한전·명부전·봉황루·영명각 등이 있다. 이 가운데 보물로 지정된 대웅전은 문병·봉설(鳳舌)·용두(
제33·34대 총무원장을 역임하고 지난 11월29일 원적에 든 해봉당 자승 대종사의 초재가 12월5일 서울 봉은사 법왕루에서 봉행됐다. 문도 대표스님을 비롯해 종회의원 스님 등 사부대중 80여명이 참석해 해봉당 자승 스님의 가르침을 되새겼다.초재는 조계종 중앙종회의장 주경·포교원장 선업·동국대 이사장 돈관 스님의 대표 헌향을 시작으로 헌다, 헌화, 종사영반, 대중삼배로 진행됐다. 봉은사 주지 원명·상월결사 총도감 호산 스님의 대표헌다에 이어 해인사 교구장 혜일, 군종특별교구장 법원, 동국대 이사 정문·종호 스님 등이 차례로 헌화하며
서울 봉은사(주지 원명 스님)가 12월2일 경내에서 ‘이웃과 함께하는 2023년 봉은사 자비의 김장나눔’을 열고 8000여포기의 김장김치를 마련했다. 김장김치는 독거노인을 비롯해 지역복지관, 지역아동센터, 장애인단체 등 소외이웃에게 전달했다.향적원 앞마당에 설치된 테이블에 강원도 평창의 고랭지 절인배추와 김칫소가 줄지어 놓이자 신도들은 일사분란하게 배추를 버무렸다. 종무원들과 산하기간 종사자들은 각 지역과 시설별로 전달할 김치의 양을 확인하며 김치를 차곡차곡 쌓아 올렸다. 신도들을 비롯해 산하기관 등 사부대중 모두가 모여 진행된 이
11월29일 ‘전법합시다’라는 말을 남기고 소신(燒身)한 조계종 전 총무원장 해봉당 자승 대종사는 한국불교계에서 입지전적인 인물로 꼽힌다. 든든한 문중의 뒷배도 없이 50대에 총무원장에 선출됐고, 숱한 저항과 도전 속에서도 재임에 성공해 8년 임기를 꽉 채운 첫 총무원장이었다. 총무원장에서 퇴임한 이후에도 상월선원 천막결사, 만행결사, 인도순례 등을 진행하면서 전법을 통한 한국불교 중흥에 앞장서는 등 현대 한국불교사에서 큰 족적을 남겼다.자승 스님은 1954년 강원도 춘천에서 태어나 19세 되던 해 조계종 3·9대 총무원장을 역임한
조계종과 태고종 청사의 중간 지점에 자리한 송현광장에 이승만 기념관 건립이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서울시가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송현동 부지 담당 부서인 서울시 거점개발팀 관계자는 11월21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오세훈 시장이) 이승만 기념관 건립 얘기는 한 것 같은데 (담당 부서로서)따로 검토하고 있는 것은 없다. 기존에 하던 대로 문화공원만 조성 중”이라고 말했다.그러나 서울시의 입장 표명과는 달리 송현광장 내 이승만 기념관 건립 추진은 사실상 확정적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특히 기념관 건립 장소로 송현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