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이 지역 사회 속으로 적극 다가가기 위해서는 내부적인 준비가 필수적입니다.” 진화 스님은 증심사 주지 소임을 맡기 전까지만 해도 광주 지역과는 별다른 인연이 없었다. 하지만 증심사 주지로 부임한 후 스님은 광주지역의 인재들을 찾아 나섰다. “대불련이나 대불청 출신 또는 광주지역 불교계에서 활동하고 있는 젊은이들을 불러 모았습니다. 대략 15명 정도가 모였습니다. 각자 활동하고 있는 영역은 달랐지만 이들을 모아 육화회라는 모임을 만들고 광주지역 불교 활동의 구심점으로 세웠습니다.” 젊은 패기와 아이디어로 뭉친 이들 젊은이들은 무등산 풍경소리를 비롯해 광주지역의 불교행사를 업그레이드 시키는 원동력이 되었다. 올해 봉축행사를 광주시 한복판에서 대대적으로 진행할 수 있었던 것도 이들이 있었기에 가
증심사의 모든 살림은 신도들의 손에서 이뤄진다. 매월 열리는 풍경소리 음악회를 수년 간 계속할 수 있었던 것을 비롯해 2005년 3월 시작해 매달 진행하는 108사찰 순례 등 장기적으로 진행하는 여러 사업들을 꾸준히 이끌어 갈 수 있었던 것은 잘 짜여진 증심사의 신도회 조직 덕분이다. 종무소의 각종 업무는 14명으로 구성된 자원봉사팀이 꾸려간다. 이들은 하루 2명씩 조를 짜서 교대로 종무소 업무를 담당한다. 3개월 정도의 교육을 마치면 2년 임기로 종무실 업무를 맡긴다. 후원과 찻집 운영도 신도회에 완전 일임했다. 불전도 신도들이 종무원과 함께 관리한다. 후원 살림은 5~6명으로 구성된 6개 팀이 교대로 맡는다. 이러한 조직력을 바탕으로 생명나눔실천본부 후원과 전남대병원에서의 봉사활동 등도 이뤄진다. 매
매월 보름 즈음에 열리는 작은 음악회 ‘무등산 풍경소리’는 지역 주민들의 문화공간인 동시에 사찰과 시민들을 연결해주는 통로 역할을 하고있다. 광주 시민들은 밤마다 달을 올려다본다. 저만치 무등산 언덕 위로 하얗게 빛나는 달빛이 매일매일 조금씩 커지기 시작해 휘영청 둥근 보름달이 될 때 즈음 시민들은 삼삼오오 짝을 지어 무등산으로 향한다. 한 달에 한 번 음력 보름날에 가장 가까운 토요일 밤, 무등산 자락 증심사 입구에서 열리는 작음 음악회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작은음악회 ‘무등산 풍경소리’는 이미 광주지역의 명물이 돼 있다. 매월 무등산 입구에 이달의 공연 일자와 출연진을 알리는 현수막을 하나 걸어 놓는 것 외에는 별다른 광고나 홍보를 하지 않아도 평균 250~300명
호국 범음사의 호택 스님은 12년째 연천 지역의 군포교를 전담하고 있다. 스님은 민간인 성직자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해 장병들을 보듬어 줌으로써 ‘민간인 군포교의 모범 사례’로 손꼽히고 있다. 남과 북을 둘로 가른 철책에 가까워질수록 날씨가 유난히 춥게만 느껴진다. 공기가 깨끗하기 때문일까. 늦가을 전방의 아침 바람은 이미 매서운 칼날을 품었다. 11월 11일 오전 9시 30분. 아직도 법회 시간은 1시간이나 남았는데 경기도 연천의 육군 6포병여단 인근에 자리 잡은 호국 범음사 마당에는 이미 장병들로 가득 찼다. 더 들어갈 자리가 있을까 싶은데도 여기저기서 모여든 장병들은 끊임없이 꾸역꾸역 몰려든다. 법회 시작 시간을 넘기고 나서도 버스와 트럭을 타고 인근부대에서
육군 28사단 호국 광명사 최원철 법사와 불자 장병들. 최원철 법사는 라디오 방송을 듣는 듯한 친근한 법회와 인터넷 블로그를 활용한 신개념 포교를 펼치고 있다. 경기도 양주에 위치한 호국 광명사(주지 최원철)의 일요법회는 조금 낯설다. 법회의 시작부터 최원철 법사는 병사들과 같이 찬불가를 부르고 병사들이 쉽게 따라할 수 있도록 염불을 리드한다. 기교를 전혀 부리지 않는 최 법사의 염불소리에 맞춰 장병들도 쉽게 반야심경을 비롯한 석가모니 정근을 따라 하는 것이다. 일부 법당에서 느껴지는 귄위나 위압감 같은 것은 찾아보기 힘들다. 장병들에게 법당의 부처님과 법사는 친형과 같은 존재였다. 싸이월드 인기 블로그 중 하나 최전방 중서부전선을 책임지고 있는 28사단의 호
양양지역 청소년들에게 무술을 지도하고 있는 낙산사의 스님〈사진 위〉, 양양읍에 문을 연 낙산사 무료급식소〈사진 아래〉 . 양양 낙산사(주지 정념)가 가렵다. 상처가 아문 뒤 새살이 돋아나면 가렵기 마련이듯, 2005년 4월 화마로 입은 상처가 채 아물기도 전 ‘복지-포교’라는 새살을 피워내고 있다. 강원도 양양군 강현면 전진리 오봉산 자락에 고즈넉이 자리한 천년고찰 낙산사, 관음보살의 자비를 1300여년이나 품어온 낙산사가 양양 지역 주민들을 위한 복지, 포교 서비스로 천년의 자비를 꽃피우고 있는 것이다. 2005년 10월 신흥사 복지원에서 낙산사복지재단 법인을 분리, 설립을 인가 받은 낙산사는 올 10월 19일 낙산실비노인전문요양원을 개원했다. 기초생활수급자
망운산 화방사는 남해지역에서 문화 포교에도 진력하고 있다. 화방사 가을 산사음악회. 보물섬, 바다에서 불어오는 산들 바람이 일출과 함께 살결을 쓰다듬고 소박한 언덕마다 계단식 논밭이 저녁노을에 붉게 물드는 경남 남해의 별칭이다. 그 누구든 넉넉하고 포근하게 품어 줄 듯 한 고향 같기에 동심을 담은 동요 한곡을 중얼거리게 한다. 법회 동참 운동, 정법 대중화 남해군 고현면 대곡리의 한적한 농촌마을에 위치한 쌍계사 말사 화방사(花芳寺 주지 효천)는 보물섬에서 복지와 포교를 견인하는 대표도량이다. 화방사가 자비를 베풀어 남해의 민초들을 보듬고 부처님의 가르침을 홍포하기 위해 산문을 연 것은 신라 원효 성사에 의해서다. 고려 말 진각국사가 중창했으나 이후 화제로 소실
2002년 8월 태풍으로 큰 피해를 입은 운서산 장육사가 5년간의 정비불사를 거쳐 여법한 도량으로 거듭났다. 크지는 않지만 도량의 전각들이 단아하고 가지런하다. 올 5월 26일, 영덕군 창수면 갈천1리의 끝자락에 위치한 운서산 장육사(주지 효상)에는 4500여명의 대중이 운집했다. 70여㎡에도 미치지 못하는 흥원루가 가장 큰 전각일 정도로 사격이 작은 장육사에 정관계를 대표하는 지도자들은 물론 수많은 불자들이 모인 까닭은 건칠관세음보살님(보물 993호)이 600년 만에 나들이하는 모습을 친견하기 위해서였다. 영덕군 전체의 인구가 5만여를 헤아리니 작은 농촌마을의 장육사에 모인 대중 수는 엄청난 규모임에 틀림없다. 기실 건칠관세음보살님을 전통 방식에 따라 이운한 이
주지 청운 스님이 표충사를 찾은 외국인들에게 한국의 불교문화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임진왜란 당시 경남 밀양의 재약산 표충사는 사명 대사가 승병을 양성한 곳이었기에 그 기운은 성성했으며 나라를 구하려는 의기로 가득했다. 사명 대사의 호국을 향한 정진력과 수행 가풍이 면면히 전해 내려오는 표충사(주지 청운), 천년고찰로서의 전통에 앞으로의 천년에 대비한 전법, 정진, 포교 도량으로서의 사격을 더하기 위한 불사가 차근차근 진행되고 있다. 템플스테이에 年 3484명 신라의 원효 성사가 창건한 표충사는 그 세월만도 천년 이상을 지탱해 온 도량이다. 기나긴 세월을 지나오면서 도량은 민초들이 끼니를 거르는 시기엔 민초들의 배고픔을 끌어안으려 노력했으며 ‘조선’이 임진왜란
마산중앙포교당 정법사 어린이 법회의 여름불교학교. “정법사 가입시더.”“정법사가 어덴데예?”“포교당 모르십니꺼? 포교당이 정법사라예.”“아이고 마, 당연히 알지예. 정법사로 모시겠십니더.” 경남 마산에서 ‘포교당’이라고 하면 웬만해서는 모르는 이가 없다. 바로 정법사를 이르는 말이다. ‘포교당’은 마산에서 대표도량이 어느 곳인가를 대변해준다. 1912년 일제 강점기 당시 민족의 의기를 하나로 모으기 위해 마산시내 중심에 산문을 연 경남 마산중앙포교당 정법사(주지 지태). 사찰 간판을 내걸기 이전부터 ‘포교당’이라고 부른 탓인지, 여전히 ‘정법사’라고 하면 생소하게 여기는 시민들이 적지 않다. 정법사 불자들이 택시를 타면 으레 ‘정법사에 간다’며 사찰 이름을 알리
회초리 나누어 주는 유치원으로 이름난 강릉 성원사의 성원유치원 원생들과 주경 스님, 웃는 모습이 천진스럽다. 대지를 태워버릴 것 같은 한 여름 가뭄, 논바닥은 주먹이 들어갈 만큼 쩍쩍 갈라지고 죽어가는 벼를 바라보는 농부의 마음 역시 논만큼이나 깊이 상처가 나기 마련이다. 비 오기를 바라는 농부의 마음은 하늘에 닿고 대지를 뒤덮을 만큼 높고 드넓으리라. 이때의 간절하고 지극한 농부의 마음을 갈앙(渴仰)이라 이른다. 우리 불가에서 이야기하자면 갈앙이란 부처님의 가르침을 기다리고 숭상하는 불자(佛子)의 지극한 마음일 터. 무주상 보시로 10개 전각 건립 강릉 철갑산 중턱에 자리 잡은 성원사(聖源寺, 주지 주경)는 수많은 불자들의 갈앙이 모여 일군 도량이다. 19
중창 불사 5년만에 정갈하게 정돈 된 광주 원각사 경내, 7월 8일 원각사 대웅전에서 열린 제1회 전라도 권역 어린이 법회 지도자 연수. 공심(公心)과 신뢰(信賴), 어떤 일을 완성해 가는 데 이 보다 더 좋은 것이 있을까. 두 가지 모두를 구족했다면 아마도 이루지 못할 일은 없을 듯하다. 광주 민주화 성지인 금남로와 충장로에 인접해 있는 승보종찰 송광사의 광주포교당인 원각사(회주 현고, 주지 도제)를 보면 공심과 신뢰란 단어가 떠오른다. 매사 공심으로 일하는 주지 도제 스님과 스님을 믿고 따르는 예향 광주의 불자들, 잘 맞아 돌아가는 톱니바퀴처럼 작은 틈도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기도의 힘으로 중창 불사 일으키다=선방에서 화두를 참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