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드득, 비가 오는가 싶더니 일순간 구름이 걷히고 해가 뜬다. 파로의 하늘은 천변만화다. 탁상곰파 순례를 마치고 숙소로 돌아가는 길, 갑자기 무지개가 떴다. 방금 내려온 탁상곰파 바로 위다. 마치 하늘에서 내려온 다리가 탁상곰파로 이어진 듯하다. 부탄에서의 마지막 날, 아쉬움을 달래주기 위함인가. 일행은 차를 세우고 한참 동안 무지개를 바라봤다. 이제 여정을 마무리할 때다.오랜 세월 히말라야는 인간의 범접을 허락치 않는 금단의 땅으로 여겨졌다. 희박한 산소와 춥고 건조한 기후, 가늠할 수 없는 높이와 기후변화. 이 모든 것들이 히말
부탄을 방문하는 관광객들이 빠지지 않고 찾는 곳은 바로 탁상곰파다. 중국에 만리장성과 자금성이 있고 캄보디아에 앙코르사원, 인도네시아에 보로부두르사원이 있듯이 탁상곰파는 부탄 불교의 상징이자 부탄의 상징 그 자체다. 부탄 여정의 마지막 날 일행은 바로 그 탁상으로 향한다.암호랑이 타고 티베트서 날아 온파드마삼바바가 명상한 바위동굴악마와 도깨비 제압 전설 속에는불교 전래와 토착화 상징 담겨카메라·가방 모두 내려놓고가벼운 몸, 겸허한 마음 돼야곰파 안으로 들어갈 수 있어해발3140m 아래는 300m 절벽파로계곡 전경 한 눈에 들어와19
부탄의 실질적인 관문은 파로다. 부탄 유일의 국제공항이 있고 이곳을 통해 부탄국영항공사인 ‘드룩에어’가 인도, 네팔, 태국, 방글라데시 등을 오가며 세계인들을 부탄으로, 그리고 부탄인들을 세계무대로 실어 나르고 있다. 명실상부한 부탄의 국제 관문, 그러나 파로의 첫 인상은 부탄의 여느 도시와 다를 바 없다. 파로시내를 관통하며 흐르는 강 파로추를 사이에 두고 펼쳐져있는 파로계곡의 평지엔 잘 정비된 논과 밭이 널찍하고, 그 사이사이로 나지막한 부탄 전통 건물들이 오밀조밀 모여앉아 도심을 형성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파로 시가지가 시작되
수도 팀푸를 출발, 동쪽으로 향하던 그간의 여정을 이제 다시 되돌릴 때가 됐다. 부탄 중부 붐탕의 자카르종과 땀씽라캉까지가 동쪽으로 향하던 여정의 끝이다. 여기서 더 나아간다면 동부 부탄인 룬체나 몽갈로 들어가야 하지만 이번 일정은 여기까지다. 발길을 뒤로 돌려 서쪽으로 길을 잡는다. 지나왔던 길을 다시 거슬러 가야 한다.중부 부탄을 떠나기 전 마지막 목적지는 붐탕의 타르팔링라캉이다. 조금은 외진 곳, 부탄을 여행하는 이들에게 그리 유명한 방문지는 아니지만 파드마삼바바의 비전이 숨겨져 있다는 특별한 사원이다. 아침 일찍부터 길을 서
날것 그대로의 흙길을 벌써 30분 넘게 달리고 있다. 이 차가 도대체 어디까지 가려는 건지, 아무도 살 것 같지 않게 생긴 숲 속을 지나 산위로 계속 올라가고 있다. 부탄 여성 수행자들의 일상과 교육이 궁금해 비구니 사찰을 방문하기로 했는데 이런 깊은 숲속에 있을 줄이야. 제법 고도가 올라갔는지 나무도 자취를 감춘다. 덕분에 시야가 탁 트인 산등성이를 따라 또 한 참을 달린다. 그렇게 1시간여, 거센 산바람이 몰아치는 언덕 정상에 커다란 사원 하나가 덩그러니 서있다. 붐탕의 탕지역에 자리하고 있는 비구니 사원이자 강원인 페마 초울링
왕실 사원인 쿠르제라캉 앞을 흐르는 계곡 넘어 마주보이는 언덕 위엔 땀씽라캉이라는 또 하나의 작은 사원이 있다. 땀싱라캉은 쿠르제라캉이나 자카르종에 비해 매우 규모가 작은 사원이지만 크기와는 상관없이 부탄에서 손꼽히는 중요한 사원 가운데 하나다. 이 사원을 건설한 주인공이 바로 페마링파이기 때문이다. 땀씽라캉은 1501년 페마링파에 의해 건립됐다. 파드마삼바바의 환생으로 여겨지는 페마링파는 부탄 불교사에 있어 닝마파의 가장 위대한 수행자로 손꼽힌다. 또한 부탄의 많은 사원들이 그와 얽힌 전설을 갖고 있거나 그로부터 역사를 시작하고
붐탕을 둘러싸고 있는 네 개의 계곡 가운데 중심이 되는 쵸스코르계곡에는 수많은 사원과 종, 궁전들이 밀집해 있다. 앞서 지나온 잠베이라캉과 쿠르제라캉 모두 이 쵸스코르계곡 내에 자리하고 있다. 두 곳 모두 오랜 역사와 특별한 이야기들을 간직하고 있지만 종은 아니다. 이곳 붐탕을 대표하는 종은 쵸스코르계곡의 중심부에 있는 자카르종이다.쵸스코르계곡이 내려다보이는 언덕 위에 그림같이 아름답게 자리하고 있는 자카르종은 둘레의 길이만도 1500m가 넘어 트롱사종과 함께 부탄에서도 가장 큰 종으로 손꼽힌다.자카르종은 1549년 샤브드롱의 증조
부탄 역사의 출발점은 단연 파드마삼바바다. 그가 부탄 역사의 시작으로 여겨지는 이유는 그 이전의 역사에 대한 기록이 묘연하기 때문이다. 기록 자체가 적기도 하지만 상당수의 초기사료들이 화재와 지진 등으로 대부분 소실됐기 때문이다. 특히 1832년 푸나카종 화재에 이은 1897년의 푸나카 대지진, 그리고 1907년 파로종의 대화재 등은 가뜩이나 부족한 부탄의 고대사를 더욱 미궁으로 빠뜨린 결정적 원인들이 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부탄의 역사는 티베트와 인도 등 인접국의 기록, 그리고 인도의 영국 식민지시기에 영국정부가 조사한 자료
부탄의 역사는 사실상 붐탕에서 시작한다. 네 개의 크고 작은 계곡들로 이루어져 있는 붐탕지역에서는 고대인의 생활 흔적이 발견돼 부탄의 역사를 선사시대로까지 끌어올리는 결정적 단서가 되었다. 동시에 부탄 역사의 실질적 시조로 여겨지는 파드마삼바바가 최초로 부탄에 불교를 전한 지역이기도 하다. 뿐만 아니다. 부탄 불교의 스승으로 여겨지는 페마링파의 고향이자 그가 숨겨진 보물을 발견한 성지 또한 이곳 붐탕이다. 그러니 붐탕의 역사는 곧 부탄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붐탕지역을 여행하기 위해서는 파드마삼바바와 페마링파에 대한
세계적 멸종위기 희귀 동물인검은목두루미 서식지로 유명 계곡의 자연환경 보호하기 위해주민들 스스로 송전선 설치 포기태양열 등 소규모 발전기로 대체 13세기 창건된 케와라캉 사원은부탄 내 소수종파인 닝마파 소속정부의 복원·운영 지원 없지만이곳 고향인 젊은 스님 원력으로느리지만 조금씩 복원되고 있어 ▲포브지카계곡 안에 자리잡고 있는 케와라캉 사원은 넓은 계곡 한 복판에 덩그러니 놓여 있다. 13세기 창건된 중심 법당은 낡고 작지만 주지 출팀 스님은 이 법당의 원형을 그대로 보존하며 사원을 복원할 계획이다. 히말라야의 고봉준령에 안겨 있는 부탄에는 높고 장엄한 산봉우리와 깊고 아름다운 계곡들이 공존하고 있다. 그
1637년 샤브드롱 지시로 축성꿈에 구루린포체 만난 건축가하늘 궁전 본따 지었다는 전설 1955년 수도 팀푸 이전 전까지300여년 간 정치·종교의 중심지지금도 겨울엔 불교본부로 이용 2011년 현 국왕 결혼식 열려시골인 이곳에 세계 이목 집중 ▲1637년 샤브드롱에 의해 건설된 푸나카종은 부탄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종으로 손꼽힌다. 1955년 부탄의 수도가 팀푸로 이전하기 전까지 부탄의 정치·경제의 중심지였던 푸나카종은 부탄왕국 초대 국왕의 즉위식이 열리기도 했던 역사적 장소이다. 부탄을 여행하는 도중 가장 자주 마주치는 인물은 바로 부탄의 5대 국왕 지그메 케사르 남걀 왕축이다. 물론 직접 만나지는 못했지만
해발 3116m 도출라 넘어 푸나카로길가선 마을간 활쏘기 대회로 들썩전통 문화에 대한 높은 자부심 보여 부탄국민들에게 인기 높은 수행자드룩파 쿤리의 별명은 ‘미친 성자’ 악마 제압하고 다산 빌어주는 상징출가자의 위선·권위주의 지적하려외설스런 행동과 조롱섞인 농담도 치미라캉에 활·화살·남근상 보관아이 없는 부부가 이곳서 소원 빌면‘좀보키’ 도움으로 아이 생긴다 믿어 ▲치미라캉은 부탄국민들로부터 가장 많은 사랑을 받고있는 수행자 ‘드룩파 쿤리’와 인연 있는 사찰이다. ‘미친성자’로 불리는 드룩파 쿤리는 이곳서 주민들을 괴롭히던 악마를 제압해 탑 아래 가뒀다. 검은색과 붉은색으로 칠해져 있는 탑이 악마를 가둔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