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도 걷지 않았던 길을 개척하는 사람들이 있다. 새로운 세상을 향한 첫 걸음은 누구에게나 설렘과 두려움이 교차하는 순간이다. 미래에 대한 불안과 걱정, 그럼에도 그 길에 나서는 것은 희망과 꿈이 있기 때문이다. 세상은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들에 의해 변화하고 발전해왔다. 우리가 그들을 기억하고 그 뒤를 따르는 이유다.사학자 꿈꾸며 역사학과 입학불법에 반해 불교학생회 조직전공까지 ‘불교미술사’로 정해“불교는 정신·불교미술은 표현”반고사 찾다 선사암각화 발견불교미술·해외발굴 활로 개척1700여년 전 한반도에 전래된 불교가 탄압의
스님들이 공부하는데 교훈으로 삼을 만한 옛 스님들의 글을 모아 엮은 ‘치문경훈(緇門警訓)’에는 불자가 실천해야 할 여덟 가지 덕목이 나온다. 부처님께 절하는 것[禮佛]을 비롯해 부처님을 생각하는 것[念佛], 계를 지키는 것[持戒], 경전을 보는 것[看經], 선을 닦는 것[坐禪], 선을 참구하는 것[參禪], 깨달음을 얻는 것[得悟], 법을 말하는 것[說法]이다. 이는 부처님의 덕을 공경하고 부처님 은혜에 감사하며, 부처님의 가르침을 실천해 이치를 밝히고 부처님 마음을 받아 지니면서 그 가르침을 전해야 한다는 의미이다.밑바닥까지 추락
일평생 한길을 걷는 이들이 있다. 그 길은 지독히도 외롭고 힘겨운 길이다. 부와 명예, 권력을 뒤로 한 채 수행하듯 오직 자신의 일에만 집중해 최고의 반열에 오른 이들을 우리는 ‘장인(匠人)’이라고 부른다. 장인으로 인정받기까지 그들이 흘려야했던 땀과 눈물, 고뇌와 열정의 시간들은 상상조차 하기 힘들다. 그러한 장인의 손길에 의해 태어난 성과물들은 현재와 미래의 세대가 함께 공감하고, 시간을 잇는 소중한 문화유산으로 존재한다. 그러하기에 우리는 장인을 존경하고 그 길에 갈채를 보낸다.김덕기 선생 문하서 목수일 시작50여년 전통목조건
도전은 가슴 뛰는 일이다. 세상에 쉬운 일이 없다고 하지만 스스로 좋아서 하는 일은 아무리 힘이 들어도 끝까지 할 수 있다. 내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자신만의 목표를 향해 나아간다는 것은 참으로 행복한 일이다. 온몸 온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울림이 있다. 두려움을 떨쳐내고 당당히 맞서 도전하는 사람은 남들이 경험하지 못한 그 무엇인가를 맛볼 수 있다. 도전을 청춘의 특권이라 한 이유도 거기에 있다. 설사 실패한다 해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기회와 시간이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나이를 먹을수록 새로움을 향한 도전의 첫 걸음을 떼기
“씨앗 한 알 속에 온 우주가 담겨 있다”고 했다. 지금은 작고 보잘 것 없는 씨앗에 불과하지만 그 속에는 훗날 거목이 될 엄청난 잠재력과 희망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불가(佛家)에서는 일미진중함시방(一微塵中含十方), 한 점 먼지에 시방세계가 다 들어있다 한다. 그러나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 하지 않았던가. 이렇게 거대한 우주를 품은 씨앗 한 알, 먼지 한 점이지만 시절인연 도래하지 않으면 그저 한 알의 씨앗, 한 점 먼지에 머물 뿐이다. 끊임없이 가꾸고 돌보아야 본래 가진 그 무한한 가능성이 빛을 보게 되는 이치이다.1
시간을 나타내는 말 가운데 겁(劫)이라는 단위가 있다. 1000년에 한 방울씩 떨어지는 낙숫물이 집채만 한 바위를 뚫어 없애거나, 100년에 한 번씩 내려오는 선녀의 옷자락에 사방 40리의 바위가 닳아 없어지는 시간이라고 한다. ‘잡아함경’에는 사방과 상하로 1유순(由旬, 15km)이나 되는 철성(鐵城) 안에 겨자씨를 가득 채우고 100년마다 겨자씨 한 알씩을 꺼낸다 하더라도 겁은 끝나지 않는다 했다. 초와 분을 다투면 살아가는 이 시대에 겁은 상상 속의 시간일 뿐 사실상 측정이 불가능하다. 불가에서는 옷깃 한 번 스치는 것도 50
관상어 가운데 코이(koi)라는 비단잉어가 있다. 붉은 몸체에 커다란 흰 반점이 듬성듬성 박혀있는,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는 어종이다. 코이는 주어진 환경에 따라 자라는 정도가 달라지는 특징이 있다. 바로 태어난 치어(稚魚)를 집안 작은 어항에 넣어 기르면 5~8cm밖에 자라지 않지만 커다란 수족관이나 연못에 넣어 기르면 15~25cm까지 자라고, 강물에 방류하면 90~120cm까지 성장한다. 같은 치어라도 어항에서 기르면 피라미가 되고 강물에 놓아 기르면 대어가 되는 신기한 물고기다. 이를 두고 사람들은 ‘코이의 법칙’이라 한다
“우리가 어떤 종교에 귀의하여 신앙생활을 하는 그 자체만으로는 별다른 의미가 없습니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이웃과 따뜻한 마음을 나누고, 자신의 행위를 안으로 살피면서 보다 성숙한 삶으로 한 층 한 층 쌓아올릴 때 의미를 갖게 됩니다.”우연히 ‘법화경’ 접하고 불법 귀의생사의 기로, 수행으로 극복해불은 갚기 위해 전법의 길 서원생 다할 때까지 포교·수행 정진무소유의 삶을 살다간 법정 스님의 가르침이다. 스님은 이 글을 통해 스스로 정진하며 실천하는 불자의 삶을 강조했다. 성숙한 삶으로 완성한 하루가 365일 1년이 되고 다시 켜켜이
세상 모든 이들이 살기 어렵다고들 한다. 삶이 팍팍하다고도 한다. 사람 살기 어렵다는 소리는 학계도 마찬가지다. ‘인문학의 위기’라는 말이 회자되고 있는 걸 보면 학계도 팍팍하다는 방증이다. 대학들이 취업 안 된다는 이유로 학생들이 기피하는 인문 관련 학문을 등한시하고, 학과를 폐지하거나 통폐합하고 있으니 인문학이 위기는 위기다. 다른 한편에선 ‘인문학이 도래하고 있다’고 한다. 소통과 융합의 시대, 이성보다는 감성으로 소통하는 인문학적 능력과 소양이 절실하다는 것이다. 위기가 곧 기회이기에 모두 맞는 말이다. 기실 인문학은 인간과
회향은 회전취향(廻轉趣向)을 줄인 말이다. 자기가 지은 공덕을 다른 사람에게 베푸는 것을 의미한다. 중국의 고승 담란(476∼542) 스님은 회향에는 왕상회향(往相廻向)과 환상회향(還相廻向)이 있다고 했다. 왕상회향은 자신의 공덕을 모든 중생에게 회향해 함께 정토에 이르는 것이고, 환상회향은 다시 예토(穢土)로 돌아와 모든 중생을 교화해 함께 불도로 향하게 하는 것이다. 결국 완전한 회향은 자신이 쌓은 선근공덕을 되돌리는 것뿐만 아니라 일체중생과 함께 깨달음을 이룰 때 완성된다. 대승보살의 제일행원이 바로 회향이다. 자신만을
여명(黎明)이 여전하다. 동트기 전 잠결인 듯 꿈결인 듯 종소리가 아득했다. 어머니 품처럼 늘 편안했던 하동 고향집에서 맞이한 새벽이었지만 이날은 달랐다. 20살 청년은 여명 속에 이어지는 종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어느새 마음도 기울였다. 순간 편안해졌다. 불안한 미래도, 앙금처럼 남아있던 고민도 사라졌다. 종소리는 더 없이 청명하고 고요했다. 그 소리를 좇아가니 가슴을 짓눌렀던 돌덩이가 사라졌다. 청년은 어머니께 잠시 절에 다녀오겠다며 길을 나섰다. 춘궁기, 가족의 생명을 근근이 이어갈 수 있는 끼닛거리조차 구하기 어려운 시절 어
“다리도 편치 않은데 하루 쉬지 그래요.”“따뜻한 한 끼 식사를 위해 산을 오르는 분들이 얼마나 많은데요. 제 걱정 마시고 점심 잘 챙겨 드세요.”무료급식소가 도량…봉사가 수행22년째 소외 어르신들에 점심 대접4년 전 사후 장기·시신기증 서약자신이 할 수 있는 마지막 보시행“이 세상 주인인 내가 먼저 행할 뿐다음생 어르신 모실 처소 운영 서원”노부부의 아침은 늘 가벼운 실랑이로 시작된다. 87세 할아버지는 미아리고개 넘어 개운산 정상까지 오를 82세 할머니가 못내 걱정이다. 할아버지의 마음을 뒤로하고 문을 나서는 할머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