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면 너의 마음과 눈은 지금 어디에 있느냐?” 능엄경아난이 외도사술에 미혹되자그를 위해 설법하는 부처님처음부터 결론 말해주는 대신스스로 답 찾도록 거듭 질문모든 주문의 공덕이 크다지만간절한 마음 없다면 소용없어당신에게 가장 큰 숙제는 무엇인가. 나에게 가장 큰 숙제는 삶과 죽음이다. 나는 내가 어떻게 태어났는지 알지 못한다. 어떻게 해서 죽는지 역시 알지 못한다. 태어나기 이전의 나는 누구였으며 죽음 후에 나는 어디로 가는지 전혀 알지 못한다. ‘거두절미하고 본론’만 얘기하겠다는 표현처럼 현재의 삶이 그렇다. 본론의 앞뒤가 오
“아난아! 시방의 모든 여래는 이 능엄주를 빌려서 무상 정변지의 깨달음을 이루며, 이 주문의 마음으로 일체의 마를 항복시키고 모든 외도를 제압한다.” 능엄경중국에 한 스님이 있었다. 어느 날 인도에서 온 법사를 만났는데 신기한 얘기를 들었다. 인도에 특별한 경전이 있다는 얘기였다. 모든 경전 중에서도 가장 깊고 오묘하며 불가사의한 경전이라 했다. 스님은 그날부터 매일 서쪽을 향해 절을 하며 그 경전을 볼 수 있기를 발원했다. 그러기를 무려 18년. 스님은 경전과의 인연이 없었던지 끝내 경을 보지 못하고 열반에 들었다. 그 스님이 바
“일체 만상의 경계는 모두 자성이 아니니, 일체가 모두 자기 마음의 현량임을 스스로 깨달아 마음속으로 증득한다면 자기 마음의 현량 망상은 일체 일어나지 않는다.” 능가경조선시대 작가 즐겨그린 주제무릉에 있는 복숭아꽃밭 그림시인 도연명 ‘도화원기’ 영향행복한 세상 향한 마음 담겨‘도원춘색’ 초가 두 채가 전부무릉도원은 특별하단 관념 깨지금 이대로의 ‘내’가 부처님‘능가경’은 대단히 어렵고 난해하다. 대혜대사(大慧大師)가 석가모니부처님께 질문한 108가지의 내용에 대한 답을 적은 경전인데 상당한 인내심과 구도심을 가져야 공부할 수 있다
“이렇게 변화하면 자유롭게 오가며 돌이나 벽이 장애가 되지않고 지역에 구애받지도 않는다.” 능가경출세 포기하고 은거하던 중신선을 만나 득도한 여동빈장생불사 신선으로 사랑받아육체 뛰어넘는 심의식 경지깨쳤다는 믿음 망상에 불과번뇌 끊고 부처님을 따라야 부끄러운 고백을 해야겠다. 나는 사람을 처음 보면 첫 눈에 그 사람의 전체를 읽을 수 있다. 물론 몇 퍼센트의 오차는 있지만 거의 틀리지 않는다. 굳이 상대방을 앞뒤로 돌아가면서 볼 필요도 없다. 얼굴만 봐도 알 수 있고 목소리만 들어도 알 수 있다. 걷는 모습만 봐도 알 수 있고 웃는
“설령 어떤 사람이 아버지를 왼쪽 어깨에 메고 어머니를 오른쪽 어깨에 메고 살갗이 닳아 뼈가 드러나고 다시 골수가 보이게 되도록 수미산을 수천 번 돌더라도 부모님의 깊은 은혜에 보답할 수 없다.” 부모은중경자신 죽이려는 아버지에게효도하여 왕까지 오른 순왕상은 병든 계모를 위해얼어붙은 강에서 곡괭이질70세 노래자, 부모 앞에서색동옷 입고 재롱 떨기도학교 다닐 때 배운 ‘어머니 마음’이란 가곡이 있다. ‘낳으실 제 괴로움 다 잊으시고/기를 제 밤낮으로 애쓰는 마음/진자리 마른자리 갈아 뉘시며/손발이 다 닿도록 고생 하시네/하늘 아래 그
“세존께서는 삼계의 큰 스승이요, 사생의 아버지로서 많은 이들로부터 존경받는 성인이신데 어찌 하찮은 뼈 무덤에 절을 하십니까?” 부모은중경뼈 무덤에 절 하시는 부처님놀라서 이유를 묻는 아난에게“육도중생이 내 부모·형제라”서말 서되 피 흘려 자식 낳고여덟 섬 네 말 젖 먹여 키워부모 은혜는 햇볕, 바람 같아 우리는 살아가면서 대가 없이 받는 은혜에 대해 무관심하다. 감사할 줄 모르고 당연하게 여긴다. 햇볕이 그렇고 공기가 그렇고 물이 그렇다. 공짜라서 더욱 그 가치를 인식하지 못한다. 그까짓 것 쯤 없어서 문제될 게 있느냐는 듯 가당
“목숨이 얼마 동안에 있느냐?” 사십이장경수려하고 출중한 외모였던 청년제자가 육신 불태우자 혼만 남아굶어죽은 거지에 깃들어 ‘철괴’돼8신선 가운데 하나로 사랑 받아중요한 것은 외모가 아닌 행동솔선수범한다면 따라오게 마련아들이 제대를 몇 달 앞두고 갑자기 3사관학교에 지원하겠다고 했다. 무슨 심경의 변화가 있었던 것일까. 궁금했지만 자세히 묻지 않고 아들의 뜻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우리 부부는 아들이 군인이 되기를 원했다. 불투명한 미래와 취직에 대한 걱정도 있었지만 나라를 위해 이바지하며 사는 인생도 의미 있을 것 같아서였다. 아들
“욕심을 버리고 조용한 곳에 머물러 있는 일이 이 세상에서 가장 최선의 일이다.” 사십이장경조선 초기 문신인 강희안신분 상관없이 배움 청해제갈량, 아들에 편지 보내고요함·담박함 중요성 강조세상 등져야 고요한 것 아냐망중한은 마음먹기에 달려 나이 드는 것은 축복일까. 재앙일까. 몸의 기능이 예전만 못하니 축복이라 할 수는 없다. 그렇다면 재앙일까. 어떤 일이 발생했을 때 우격다짐으로 감정부터 앞세우던 충동성이 완화되었으니 재앙은 아닌 것 같다. 축복도 아니고 재앙도 아니라면 무엇일까. 마음먹기에 따라 축복일 수도 있고 재앙일 수도 있
“올바른 가르침을 받아들이는 일이 바라밀과 다르지 않고, 바라밀이 올바른 가르침을 받아들이는 일과 다르지 않습니다. 올바른 가르침이 곧 바라밀입니다.” 승만경열반 이르기 위한 방편인육바라밀 설하는 승만부인포대화상은 보시행 통해미륵보살 화신으로 추앙믿음을 실천으로 옮기면일심을 증득할 수 있어 선운사에 갔다. 선운사를 생각할 때마다 최영미의 시가 떠올랐다. ‘꽃이 피는 건 힘들어도 지는 건 잠깐이더군’으로 시작된 ‘선운사에서’는 동백꽃이 피어야 선운사일 것 같은 착각마저 일으켰다. 오랫동안 선운사를 그리워하게 만든 시다. 지금은 가을이
“보살이 세운 수많은 서원이 하나의 큰 서원 속에 포함되는데, 그것은 정법을 섭수하는 일입니다. 즉 올바른 가르침을 받아들이는 일입니다” 승만경숭유억불의 조선시대에도절 찾는 여인들 막지 못해타인의 수고로움 무시한 채대다수가 ‘내 행복’만 기원인과 얽힌 세상 이해한다면이웃 위한 기도로 나아가야 정년퇴임한 선생님을 만났다. 얼굴이 밝아 보였다. 생기가 넘쳐 교직에 있을 때 지치고 피곤해하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만나자마자 당신의 근황을 얘기했다. 아침에 일어나면 운동 삼아 뒷산에 올라가 약수를 떠오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밥을
“이는 비유하면 병든 눈이 허공꽃과 제2의 달을 보는 것과 같느니라.” 원각경중학교 수학여행 때였다. 짓궂은 친구들이 일찍 잠든 친구 안경에 싸인펜으로 붉게 칠한 뒤 ‘불이야!’하고 소리를 질렀다. 깜짝 놀라 잠에서 깬 친구는 진짜 불이 난 줄 알고 헐레벌떡 뛰쳐나갔다. 그 모습을 보고 깔깔거리며 웃었던 기억이 새롭다. 비슷한 추억을 가진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단양절경 운치 그린 옥순봉도눈병 있다면 절경도 안 보여거짓된 6진연영에 속지 말고무명을 밝혀 윤회서 벗어나야 학산(鶴山) 윤제홍(尹濟弘:1764~?)의 ‘옥순봉도’는 그가
“선남자여, 말법시대의 중생으로서 수행하고자 하는 자는 마땅히 목숨이 다하도록 선지식에게 공양하며 선지식을 섬겨야 한다.” 원각경 사람마다 좋아하는 경전이 다를 것이다. 나는 ‘금강경’을 가장 좋아한다. 아침, 저녁으로 독송하는 경전도 ‘금강경’이다. 그러나 내 삶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경전은 ‘원각경(圓覺經)’이다. ‘원각경’은 일체 중생이 본래 부처임을 드러낸 경전으로 읽을 때마다 환희심이 느껴진다. ‘원각경’은 원만한 깨달음을 설명하는데 가장 뛰어난 경전으로 평가받는 만큼 수행에 대한 궁금함이 자세히 설명되어 있다. 모두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