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 7월 조계사 법당에서는 이례적인 장면이 벌어졌다. 30세의 젊은 비구니 명성 스님이 의자에 앉아 ‘법화경’의 오묘한 이치를 펼쳐내고 있었다. 비구니스님의 위상이 현격히 낮았기에 한국불교 총본산격인 조계사에서 법문하는 자체가 희유한 일이었다. 그때 종단의 최고 어른이었던 동산, 청담, 서운, 일타 스님 등이 들어오더니 법문을 듣기 시작했다. 예기치 않았던 큰스님들의 등장에 명성 스님으로서는 충분히 당혹스러울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면 당사자의 심정은 어땠을까?“큰스님들이 오셔서 들었는데도 저는 떨리지 않고, 더 힘이 나서
여성불자는 한국불교를 이끈 원동력이었다. 불자 60%가 여성일만큼 여성불자 신행 활동은 중요한 축이었지만 그에 비해 역사적 평가는 ‘짠’ 편이다. 가족만 챙기는 이기주의와 낮은 근기로 기복에 머물러있다는 편견에 갇힌 수준.여성불자의 진면목을 찾고자 조계종 불교여성개발원 불교여성연구소가 나섰다. 불교여성연구소(소장 송현주)가 11월26일 서울 프레스센터 20층에서 개원 10주년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주제는 ‘한국불교 여성의 역사적 조망과 전망’이다.이날 학술대회에는 4명의 연구자가 남성중심의 역사에 가려진 여성불자 수행의 뿌리를 탐색
근현대불교연구 권위자이자 불교구술사 개척자인 김광식 동국대 특임교수가 최근 ‘고승 연구와 불교 구술사’(전자불전 제20집)를 통해 자신이 20년간 진행해왔던 구술사 작업에 대한 정리를 비롯해 불교구술사 현황, 문제점, 모순 해소 방법, 전망 등을 제시했다. 또 불교사 연구 자료 문제를 타개할 수 있는 대안으로 구술사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하고, 이를 위해선 불교 구술사연구소, 학회, 포럼 등 필요성을 역설했다.구술사(oral history)는 개인이 기억하는 과거사건과 행위, 그에 대한 해석을 면접과 육성구술을 통해 기록화 하는 사료
보현보살의 화신으로 불리던 광덕(1927~1999) 스님의 삶과 사상을 제자가 한 땀 한 땀 자수를 놓듯 정성껏 써내려간 ‘광덕 스님 시봉일기’ 완간 10주년을 기념하는 뜻 깊은 자리가 마련됐다.안성 도피안사 신도회(회장 남기성)는 12월30일 오전 10시 대웅전에서 ‘광덕 스님 시봉일기’ 완간 10주년 기념법회 및 축하음악회를 개최했다.‘광덕 스님 시봉일기’는 상좌인 도피안사 주지 송암 스님이 1998년 동안거 때부터 하루에 한 꼭지씩 원고를 작성하면서 시작됐다. 일생을 보현행자로 살았고 반드시 이 땅에 환생해 반야바라밀결사 구국
조계종 정책세미나 개최1700년 불교 역사에도무형문화재는 고작 2건격동기 거치며 일실 가속 ▲조계종총무원 문화부가 8월30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개최한 불교무형문화유산 정책세미나. 불교 관련 무형문화유산들이 근대기를 거치며 전승의 맥이 단절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체계적으로 보호·전승하기 위한 정책 세미나가 마련됐다. 조계종 총무원 문화부(부장 진명 스님)는 8월30일 오후 2시 서울 조계사 내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2층 국제회의장에서 불교무형문화유산 정책 세미나를 개최했다. 종단 및 문화재 관계자들이 참여한 가운데 열린 이날 세미나에서 불교무형문화재가 한국문화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음에도 무관심과
“우리의 인도불교사 이해는 역사의 한 단면을 스스로 밝혀볼 생각은 아예 접어둔 채 케케묵은 개론서에나 나옴직한 내용에 매달려 거기서의 글귀를 끊임없이 되풀이하는 정도다.” 지난해 「문학/사학/철학」(제17호)에서 “대승경전이 불설이 아니라면 아함과 니카야 또한 비불설이다”라는 파격적인 주장을 펼쳐 뜨거운 논쟁을 불러일으켰던 권오민 경상대 철학과 교수가 이번에는 「문학/사학/철학」(제21․22호)에서 국내 불교학계의 연구방법의 고루함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권 교수는 ‘불설과 비불설 여적(餘滴)’이란 장문의 글에서 지난해 7월부터 10월까지 본지를 통해 진행됐던 ‘니카야 비불설 논쟁’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또 최근의 연구성과에 대한 아무런 검토 없이 근대불교학이 제시한 ‘초
발해동양학한국학연구원․한국불교사연구소가 펴내는 「문학/사학/철학」(2008년 겨울 제15호)이 최근 나왔다. 이번 호에는 △영주 대조영 집단의 발해 건국(정병준) △일연사상과 민족통합(정원용) △근현대불교사와 구술사(이경순) △마음에 대한 고찰(고영섭) △법개념 논쟁을 통해 본 관행과 법해석의 재량(이정훈) △원효 화쟁의 판정과 방법(김영일) △단군신화에 대한 재해석1: 곰은 사라지고 단군이 산신령이 된 까닭은(박정진) △간다라 미술기행(5): 페샤와르의 탁티바히 사원지(유근자) △강소연의 미술사 기행(2): 관경십육관변상도2 △누에의 자아로 시의 돈오를 기다리다: 고영섭 시집 『황금똥에 대한 삼매』에 화답함(민순의) 등 글이 게재돼 있다. 이재형 기자 mitra@beopbo.com
사진 위 왼쪽부터 김광식, 박찬식, 조성윤, 안후상, 김창민, 유철인, 윤봉택, 김일우 교수. 민족불교·보살사상 깊이 깔린 민중운동원종 스님 “법정사 자료집 출간 할 것” 제주도 최초·최대의 거사로 항일운동의 시발점이라 일컬어지는 법정사 항일운동 90주년을 맞아 이를 집중적으로 조명하는 학술세미나가 열렸다. ‘제주 법정사 항일운동의 재조명’이란 주제로 조계종 제23교구본사 제주 관음사와 법보신문사가 공동으로 11월 22일 관음사 설법전에서 개최한 이번 학술세미나에는 관음사 주지 원종 스님을 비롯해 법정사항일항쟁유족회 대표 진주(광명사 주지) 스님, 김형수 서귀포시장, 부익재 광복회 제주도 지부장, 조명철 제주문화원장 등 10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진행됐다. 김상영 중앙승가대
조계종 불학연구소가 이른바 『태고종사』사건 이후 정화운동에 대한 조계종 차원의 연구를 진행, 『불교정화운동의 재조명』을 출간했다. 불학연구소는 연구위원 9명이 각각의 분야에 대한 연구를 통해 내놓은 결과물을 한 권의 책으로 엮은 『불교정화운동의 재조명』과 관련 “정화운동에 대해 종단 차원에서 연구비를 투입한 최초의 성과물이며 이승만과 미군정에 의해 정화가 촉발된 배경을 비롯해 일부 새로운 사실을 발굴하는 등 불교정화운동을 둘러싼 제반 정황에 대해 객관적이고 다양한 접근을 시도했다”고 밝혔다. 『불교정화운동의 재조명』은 이재헌 경원대 강사의 ‘미군정의 종교정책과 불교계의 분열’, 김순석 한국국학진흥원 수석연구원의 ‘이승만 정권의 불교정책’, 고영섭 동국대 불교학과 교수의 ‘불교정화의 이념과 방법’, 김상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