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산(鼇山)에서 떠오른 달이 휘어진 섬진강을 넘어가려 한다. 밤새 내려앉은 11월의 달빛에 암자의 새벽은 더 깊어진다. 멀리 내다보이는 산하를 그저 바라만 보았다. 있는 그대로 보는 게 얼마나 귀한 일인지 명료하게 인식하고 있기 때문인데, 그것은 완전함과 온전함 사이의 간극을 체득한 때부터 시작됐다.1998년 태국으로 떠났다. 선방의 익숙함에서 벗어나 완벽한 낯섦에 자신을 떨어트려 거기서 이는 파문을 안아보고 싶어 떠난 길이었다. 정한 곳은 없다. 발 닿은 데로 가고 싶었던 곳이다. 날 것 그대로 보고 싶어 큰 사원을 지나 산속 깊
서울 조계사(주지 지현 스님)와 법보신문 공익법인 일일시호일(대표 심정섭)은 2월23일 네팔 출신 닐만씨에게 500만원을 전달했다. 성금은 2021년 1월27일~2021년 2월23일 독자들과 전국 불자들이 십시일반 정성으로 보내온 금액 중 일부다. 특히 법보신문 보도를 통해 사연을 들은 전 직지사 주지 법등 스님이 특별후원금 300만원을 닐만씨에게 지정기탁했다.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한국에 온 네팔 출신 이주노동자 닐만씨는 1월4일 회사 구내식당에서 뇌출혈로 쓰러졌다. 동료들의 도움으로 곧바로 이송돼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현재
3월4일 예정된 조계종 제17대 중앙종회의원 보궐선거를 앞두고 고운사 범종, 관음사 향림 스님이 단독 출마했다. 그러나 통도사에서는 성화, 보화, 범용 스님이 출마해 경선이 불가피해졌다.조계종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2월10일 17대 중앙종회의원 보궐선거 후보자 등록을 마감한 결과 등운 스님의 사직으로 공석이 된 16교구 고운사 중앙종회의원에 전 총무원 총무국장 범종 스님이, 함결 스님의 사직으로 공석이 된 23교구 관음사 중앙종회의원에 전 총무원 조사국장 향림 스님이 각각 단독 출마했다. 범종 스님과 향림 스님은 중앙선거관리위
한국사회에서 재가불자의 기준처럼 모호한 것도 드물다. 정식적으로 계를 받지 않아도 어떤 스님에게 법명을 받았다거나 부모님이 불자라거나, 혹은 불교가 좋아서 불자라고 해도 딱히 타박하지 않는다. 엄격한 과정을 거쳐 세례를 받거나 입문을 하는 다른 종교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불교가 오랜 세월 우리의 역사 속에서 민족종교의 형태로 자리 잡으면서 생긴 현상이다. 이런 개방성은 물론 불교의 장점이다. 그러나 불자의 개념을 모호하게 만들어 불자로서의 의무와 권리, 역할을 혼란스럽게 만드는 원인이라는 지적도 있다. 타종교에 비해 신도들의 조
“대선사 영전에 운문 선사의 삼전어 법문을 공양 올리겠습니다. 어떠한 것이 진리의 도입니까? 눈 밝은 이가 깊은 우물에 떨어졌습니다. 어떠한 것이 제바종(提婆宗)입니까? 은쟁반에 흰 눈이 가득했습니다. 어떠한 것이 진리의 보배 칼입니까? 산호나무 가지가지에 밝은 달이 주렁주렁 달렸습니다.”일제강점기 단절되다시피 했던 임제 선풍의 법맥을 이어 근·현대 한국불교 선풍의 중흥을 이끈 향곡당 혜림(1912~1978) 대선사의 42주기 추모다례재가 부산 해운정사에서 엄수됐다.해운정사(조실 조계종 종정 진제 법원 대종사)는 1월30일 경내 원
조계종 은해사 차기 주지후보에 중앙종회의원 성로·덕관, 환성사 주지 성담, 운부암 주지 불산 스님이 입후보했다. 유력후보로 거론되던 현 주지 돈관 스님은 불출마를 선언했다.조계종 중앙선관위에 따르면 은해사 차기주지후보 선출을 위한 산중총회를 앞두고 1월3~5일 후보등록을 마감한 결과 총 4명의 스님이 입후보했다. 이에 따라 은해사 새 주지후보는 선거를 통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이런 가운데 유력후보로 거론되던 돈관 스님이 1월5일 돌연 불출마를 선언했다. 스님은 1월3일 후보등록을 마쳐 기호 1번에 배정됐으나, 등록마감일인 1월5일
보설 스님(29)이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출가는 자신과 무관한 일이었다. 신심 깊은 부모 밑에서 성장해 어려서부터 절을 찾는 일이 많았지만 스님이 되겠다는 생각은 없었다. 그의 꿈은 패션아티스트였다. 멋진 옷을 입고 남들에게 주목 받는 삶을 동경했다. 대학에서 ‘패션웨딩스타일리스트학과’를 선택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였다. 그렇기에 삭발을 하고 먹물 옷을 입는 것은 상상도 못할 일이었다. 그랬던 그에게 불연이 찾아온 것은 군대에서 군법사 지화 스님을 만나고 나서였다.2011년 7월 해병대에 자원입대했다. 내성적인 성격을 바꿔보겠다는
구미시의원이 보물급 국가지정문화재 3점을 보유한 천년고찰 구미 대둔사를 ‘1인 사찰’이라 폄하하고 문화재관리법에 의해 편성된 예산에 대해 ‘불교특혜’라고 공개 비난해 논란이 일고 있다. 지역 내 사찰과 불자들은 문화재를 보존‧관리하고 있는 사찰의 공적인 노력을 폄하하고 비리 집단으로 매도했다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홍난이 구미시의원(더불어민주당)의 대둔사 관련 예산 비난 발언은 12월14일 개최된 구미시의회 제245회 정례회 2차 본회의에서 불거졌다. 홍 시의원은 이날 5분 자유발언에서 “동료 시의원들의 지역구 챙기기로 예산이 통과
올해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멈춰 섰지만 한국불교문화사업단과 전국 템플스테이 사찰들은 지친 국민을 위로하고 희망을 심어주는 공익활동으로 숨 가쁜 한 해를 보냈다. 템플스테이를 통해 코로나19 의료·방역 관계자 2400여명에게 힐링과 재충전의 시간을 제공했고, 소상공인 및 여행업 관계자 3500여명에게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희망을 선사했다. 또 1만6000여명의 국민과 사찰음식 도시락 및 간식을 나누며 코로나19 극복을 응원했다.한국불교문화사업단(단장 원경 스님)이 12월22일 ‘2020년 사회공익 템플스테이 성과자료집’을 발표했다.
직지사 승려복지회(회장 법등 스님)와 해인사 승려복지회(회장 현응 스님)가 2020년 한 해 동안 승려복지제도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총무원장상을 수상한다.조계종 승려복지회(회장 금곡 스님)는 12월16일 “2020년 승려복지제도 발전 공로기관 및 공로자를 표창하기로 했다”며 “총무원장 표창은 공로기관으로 직지사와 해인사 승려복지회가, 공로자로는 화엄사 복지국장 해덕 스님과 이점수 법무사가 각각 선정됐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올해 처음 신설된 승려복지회장상에는 화엄사 승려복지 전담 직원 정예진 승보공양복지사가 선정됐다.공로기관 표창
김천 직지사 성보박물관에는 성월(城月)이라는 스님의 진영(眞影)이 있다. 문경 김룡사에 있다가 근래 직지사로 모셔왔다는 이 진영은 19세기 후반에 조성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진영을 들여다보면 10폭짜리 병풍을 배경으로 가사와 장삼을 갖춰 입은 스님이 앉아있다. 오른손에는 굵직한 염주를, 왼손에는 주장자를 쥐고 있다. 스님의 뒤편으로 책 더미와 그 위에 한문으로 쓰인 경전이 펼쳐져 있고, 안경도 놓여있다. 오른 쪽에는 필통이 있고 그 안에는 여러 자루의 붓과 봉투, 두루마리가 촘촘히 꽂혀있다. 이 진영에서 유일한 글은 왼쪽 위의 ‘摠
동안거 재가불자들의 정진을 독려하기 위해 한국 최대 규모의 법석으로 봉행되는 영축총림 통도사 화엄산림법회가 코로나19 극복을 발원하며 안전수칙을 준수하는 가운데 동안거 기간 중 한달 동안의 화엄경 대장정을 출발한다.통도사(주지 현문 스님)는 12월15일부터 2021년 1월12일 경내 설법전에서 ‘통도사 화엄산림 대법회’를 봉행한다. 올해는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하여 기간 중 매일 오전에만 초청 법사 스님이 화엄경 각 품을 주제로 법문을 설한다. 매주 토요일 법성게 기도는 오후1시 진행되며 일요일에는 천도재가 봉행될 예정이다. 통도사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이 불교신문사 주간에 현법 스님을 임명했다. 또 총무원 사회국장에 선도, 호법부 상임감찰에 정오 스님을 각각 임명했다.원행 스님은 11월18일 서울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4층 접견실에서 불교신문사 주간 및 총무원 사회국장 및 상임감찰에 대한 임명장을 수여했다.불교신문사 주간으로 임명된 현법 스님은 이두 스님을 은사로 출가해 1978년 수계했다. 개태사, 보승사 주지 및 13대, 16대 중앙종회의원과 총무원 문화부장을 역임했다. 현재 김포 용화사 주지를 맡고 있다.사회국장 선도 스님은 태원 스님을 은사로 출가
조계종 제8교구본사 직지사(주지 법보 스님)가 11월6일 응진전 삼존불 및 약사전 약사여래불 개금불사를 회향하고 점안법회를 봉행했다. 이날 점안법회에는 사부대중 200여명이 참석했다.직지사 주지 법보 스님은 “응진전 석가여래 부처님의 복장물을 개봉해 확인한 결과 조선 현종9년(1668) 천불전 조성당시 협시불로 봉안된 석가여래 부처님이고, 좌우에 모셔진 16나한님들도 비슷한 시기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된다”며 “개금불사에 이어 석가여래불과 16나한상의 조성시기가 밝혀지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직지사에 따르면 응진전에 봉안된 석가모니불
조계종 교육원장 진우 스님이 승가고시위원장 지안 스님을 대신해 2급 및 4급 승가고시 수석합격자를 포상했다.진우 스님은 10월29일 서울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2층 집무실에서 올해 2급 승가고시에서 수석 합격한 비구 정천, 비구니 도업 스님과 4급 승가고시에서 수석 합격한 비구 광일, 비구니 영호 스님에게 각각 상패와 선물을 전달했다.진우 스님은 “우리 종단은 출가자 수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지만, 여타 종교에 비해 규모나 신도수가 적지 않다”며 “그런 만큼 스님들은 수행에 전념하면서도 살펴야 할 일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
동국대 정각원(원장 묘주스님)이 10월12일 호국대성 사명대사의 다례재를 봉행했다. 다례재는 동국대 중문 앞에 세워진 사명대사 동상 앞에서 봉행됐다.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정각원 임직원과 백상원‧혜광원 학인스님 대표 등 20여 명이 참석했다.정각원장 묘주 스님은 “사명대사의 호국, 국태민안의 정신을 기리고자 매년 10월 다례재를 봉행하고 있다”며 “국가가 있고나서 종교도 제 역할을 할 수 있다. 조선시대 숭유억불 상황에서도 사명대사 등 승병 스님들이 대승보살도 실천 차원에서 호국안민의 큰 역할을 하신 숭고한 뜻을 이어 나가겠다”고
불도(佛都) 부산의 사부대중이 함께 임진왜란 당시 승병장을 맡아 나라를 수호한 사명대사의 열반 410주기를 추모하고 대사의 호국 정신을 기리는 법석이 엄수됐다.부산광역시불교연합회(회장 경선 스님)는 10월12일 부산 어린이대공원 내 사명호국광장에서 ‘사명대사 열반 410주기 추모대재’를 봉행했다. 이날 법석은 코로나19의 확산방지를 위해 부산불교연합회장 경선, 수석부회장 세운, 상임부회장 자관 스님을 비롯한 연합회 회장단 스님들과 박수관 부산불교총연합신도회장 등 재가 신행단체 대표자들로 참석을 한정하고 어린이대공원 입구에서 사명호국
“아도화상이 태조산 도리사에서/ 저 곳이 급고독장자가 황금으로 동산을 장엄한/ 기원정사 터라고 가리키니 산은 황악이 되고/ 절은 직지인심 견성성불하는/ 직지사다.// 황금빛 장경루 대장경이 방광을 하면/ 머무른바 없고 말이 없는 가운데/ 봉황이 날아들어 불국토를 장엄하니/ 모두가 그렇게 그와 같을 줄로만 알았다/ 일주문 밖 노을이 붉게 지기 전까지.// 꿈이다. 꿈이었다./ 임진년 꿈이라고 했다./ 사명대사 신통묘용으로 그 꿈 깨워/ 잠자던 동해 밖 연못에 삼천 연꽃을 피워내니/ 지금은 산도 푸르고 강도 푸르고 하늘도 푸르러/ 푸른
상월선원 만행결사 자비순례 결사대중이 신라에 불교를 전한 아도화상에게 헌향하고 불교중흥의 원력을 다졌다.자비순례 결사대중은 10월11일 4일차 28km를 걸어 구미 불자들의 환영 속에 신라불교초전지에 도착했다. 신라불교초전지는 고구려 스님 아도화상이 신라에 처음으로 불교를 전한 역사적 현장을 전승·보전하기 위해 조성된 곳이다. 신라 천년의 불교문화가 시작된 이곳에는 현재 신라불교의 역사를 보고 배우며, 체험할 수 있는 시설이 조성돼 있다.결사대중과 구미 불자들은 이날 오후 ‘아도화상 헌향재’를 봉행하고 신라불교초전지가 성역화되고 불
“우리 중앙신도회는 종단의 신도 대의기구로서 조계종의 종지를 신수봉대하고 삼보를 호지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제27대 중앙신도회는 종도로서 종단을 외호하고 종단 종책이 성과를 이룰 수 있도록 역대 회장단이 일군 성과와 정신을 계승해 발전시키겠습니다.”조계종 중앙신도회 제27대 회장에 주윤식 제8교구 직지사 전신도회장이 취임했다. 주 회장은 10월6일 전법회관 3층 대회의실에서 취임에 대한 계획을 밝히는 시간을 가졌다. 그는 “중앙신도회 제27대 회장에 취임하게 되어 무한한 영광으로 생각한다”며 “책임감을 가지고 선대 회장단의 업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