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태생의 세계적인 인류학자 김현기 박사(Dr. Hyun-key Kim Hogarth)가 한국의 전래동화 30편을 저자가 직접 그린 그림과 함께 영어로 알기 쉽게 소개한 책이다. ‘호랑이와 곶감’ ‘흥부와 놀부’ ‘토끼와 거북이’ ‘혹부리 이야기’ ‘콩쥐와 팥쥐’ ‘심청전’ ‘사냥꾼과 선녀’ ‘황소가 된 게으른 청년’ 등이 수록돼 있다.대부분의 민속 이야기들이 그렇듯 한국 전래동화들도 교훈을 주고 아이들에게 도덕적 지침을 준다. 선은 항상 악을 이기고, 좋은 것은 보상을 받고 나쁜 것은 벌을 받는다는 권선징악의 성격이 강하다. 그
“음악은 말 한마디 없어도 그 자체가 종교적 경험의 중요한 원천일 수 있다. 예술 중에서 가장 영적인 분야인 음악, 이 음악과 종교의 경계선은 무척이나 가늘고 미세하다. 거의 모든 경험을 고양하고 변화시킬 수 있는 음악의 변형력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크다.”독일 신학자 한스 큉의 말마따나 종교와 음악은 불가분의 관계다. 종교는 음악을 통해 깊은 내적 체험과 장엄함, 성스러움, 구성원들의 일체감을 이끌어낸다. 불교와 음악의 관계도 마찬가지다. 불교는 음악을 통해 전법의 길을 모색하고 대중의 마음을 얻었으며, 음악은 불교를 통해 더욱
동국대 국어교육과 교수인 저자는 시 연구자이며 평론가다. 김소월과 서정주의 시를 연구해 석·박사학위를 받았다. 1991년 세계일보 신춘문예 문학평론으로 등단한 후 당대 최고 시인들의 시세계를 면밀히 분석하며 그 안에 담긴 심오한 뜻을 펼쳐보였다. 저자는 논문과 평론의 영역에만 머무르지 않았다. 제주도 도깨비도로를 소재로 흥미진진한 모험소설을 쓰는가 하면 여섯 권의 동화책을 집필했다. 근래에는 이탈리아·프랑스·스페인을 걸으며 인간의 숭고함을 성찰한 여행에세이를 펴내기도 했다.글쓰기의 팔방미인인 저자가 단연 사랑한 건 시였다. 강단에서
‘철해여! 철해여!…그대 오늘사 훌훌히 털고 비로소 적조에 쉬게 되는구려! 다시는 오지 마시오. 뒤돌아보지 마시오. 모든 연사(緣事) 다 놓으시고 적멸의 본공으로 돌아가시오. 오늘 그대 걸음이 나는 한없이 부럽습니다. 따라갈 날이 손꼽아 기다려집니다. 오늘 아침에도 그대가 심어둔 구절초가 다니시던 길 하얗게 지키며 찬 이슬에 떨고 있네요.’(운성 스님 조시 중)10월26일 오전 11시, 경주 기림사 천불전 앞에 마련된 영단. 사람들의 비통한 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영정 속의 철해당(鐵海堂) 종광(宗光) 스님의 시선은 무심한 듯 경내
경주 기림사 주지 및 조계종 중앙종회의원 등을 역임한 강백 철해당 종광(鐵海堂 宗光) 종사가 2021년 10월24일 오후 1시 경주 함월산 기림사 지족암에서 원적에 들었다. 세수 66세, 법납 53세.빈소는 동국대 경주병원장례식장 왕생원 특2호실이며, 영결식은 10월26일 오전 11시 함월산 기림사에서 엄수될 예정이다.임종게는 다음과 같다.이 물건 본래 고요하여 한 움직임도 없지만이치와 모습이 서로 아울러 하나되어너는 내가 되고 나는 네가 되네!생사 열반에 차별 없어라 부처와 중생이 동락하여라此物本寂寂하고性相混知處이라吾汝無二相이니佛
아득하고 먼 길이었다. 송광사에서 지리산을 넘어 해인사를 거쳐 통도사에 이르는 천릿길. 전남과 전북, 경북과 경남의 4개 지역을 가로지르고 가파른 고개들이 불쑥불쑥 가로 막아서던 423km의 험난한 여정. 때론 한여름을 방불케 하는 늦더위에 여기저기 땀띠가 돋고, 갑작스런 시월한파에 오돌오돌 떨기도 했다. 며칠간 쏟아 붓는 폭우 속을 걷는가 하면 칠흑 같은 어둠과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안개 속을 서로 의지해 나아가야 했다.10월1일부터 10월18일까지 진행된 상월선원 만행결사 삼보사찰 천리수행. 김형규(진여·53) 법보신문사 대
빠름과 바쁨에 매몰된 채 타인의 욕망을 덩달아 욕망하며 휩쓸려 살아가는 일상. 문득 깊은 탄식과 더불어 ‘왜 이렇게 살까’ 짙은 허무에도 젖지만 남에게 뒤처질세라 또다시 그 질주의 대열에 오르곤 한다.시는 숨 가쁘게 돌아가는 세상의 브레이크다. 관성의 메커니즘에서 멀찍이 떨어져 보게 하는 관찰자로도 만든다. 그리하여 일상을 알아차리고 시든 감성을 일깨우며 삶의 성찰을 이끌어낸다. 선시도 그렇다. 선이 온갖 번뇌를 끊어내고 지금 여기에서 지고의 평안함을 지향하듯 선시는 일상을 살아내되 일상에 얽매이지 않는 초탈함을 보여준다. 그래서
박찬욱 밝은사람들연구소장이 10월8일 법보신문 법보시 캠페인에 동참했다. 박 소장은 “불교의 핵심은 모든 고통을 여의고 즐거움을 얻는 이고득락(離苦得樂)과 널리 모든 중생들에게 행복과 이익을 준다는 요익중생(饒益衆生)에 있다”며 “법보신문은 그동안 포교와 호법, 불교계 여론 조성에 크게 기여해왔고, 특히 한국사회에 거주하는 이주민들을 돕기 위해 지속적으로 활동을 펼치는 등 이고득락과 요익중생을 위해 큰 역할을 해왔다”고 평가했다.박 소장은 학술세미나의 틀을 획기적으로 바꾼 유능한 학술기획자이자 명강사로 유명하다. 그는 한국외대 중국
조계종 제1기 군승으로 월남전에 파병 근무하고 육군법사로 활동했던 한국불교 군승의 산역사였던 정묵당 김봉식 법사가 지병으로 10월11일 아침 86세로 입적했다.분향소는 서울 중앙보훈병원 장례식장 2층과 서울 국방부 원광사에 마련됐다. 발인은 10월13일 오전 8시30분이며, 국립서울현충원에 안장될 예정이다.1936년생인 고인은 1954년 불교종립학교인 대전보문고를 졸업하고 입산했다. 1961년 동국대 불교학과에 입학했으며, 졸업 후 동국역경원에서 근무했다. 1968년 3월부터 동국대학교사범대학부속여자중고등학교에서 교법사와 교감으로
효봉 스님(1888~1966)은 가야총림 초대 방장과 통합종단 초대 종정을 지낸 고승이다. ‘절구통 수좌’로 유명했던 스님은 판사라는 선망의 자리를 뒤로 하고 38세에 산문에 들었다. 늦깎이 출가자였지만 스님은 한번 앉으면 엉덩이 살이 헐어 진물이 달라붙을 정도로 정진했다.효봉 스님은 용성 스님과 수월 스님을 만나 가르침을 얻은 후 운수행각과 용맹정진에 돌입했다. 그렇게 1년 6개월 동안 스스로를 토굴에 가둔 채 화두에 매진했고, 마침내 1931년 금강산 법기암 무문관 토굴에서 깨달음을 이뤘다. “이 산승은 상세(上世)에는 육조를
번뇌의 뿌리를 잘라내는 지혜의 칼 ‘금강경’은 가장 폭넓게 읽히는 대중적인 경전이기도 하지만 해설서가 유독 많다. 매년 출간되는 ‘금강경’ 해설서는 10여종, 여기에 개정판과 전자책까지 포함하면 20여종에 이르며, 서점에 유통되는 ‘금강경’ 관련 서적도 200종이 넘는다. 대부분 스님이나 불교연구자가 쓰는 여느 경전들과 달리 ‘금강경’은 소설가, 시인, 법조인, 명상가, 과학자, 경제인, 사회활동가 심지어 목사가 쓴 해설서까지 있다. ‘금강경’이 지니는 파격성과 열린 해석의 성격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지만 동시에 ‘금강경’에 대한
일본 제국주의 침략으로 고국을 떠난 후 망국의 서러움과 온갖 고난 속에서 고향을 그리워하다 세상을 떠난 재일동포를 비롯한 해외동포 영령들의 극락왕생을 기원하는 뜻깊은 행사가 열린다.태고종 세종충남교구와 사단법인 충남불교문화진흥원은 10월15일 오후 2~4시 천안 성거읍 국립 망향의 동산 특설무대에서 합동위령재를 봉행한다.올해로 3회째를 맞는 합동위령재는 망향의 동산에 묻힌 고혼들의 안식을 기원하는 지역 불교계의 대표적인 행사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이번에도 태고종 총무원장 호명 스님을 비롯해 박상돈 천안시장과 천안시 국회의원 등이 참
“병원에 입원한 환자들과 교도소 재소자들에게는 때때로 부처님 법이 밥보다 더 귀한 양식이 될 수 있겠지요. 아픈 몸을 이끌고 병원법당을 찾는 불자들, 성찰과 참회의 날들을 보내는 재소자들에게 제 작은 정성으로 부처님 법과 그 법을 따르는 분들의 소식을 전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드립니다.”법보신문 법보시캠페인에 동참한 박금강성(86) 불자는 평생 부처님 가르침을 가슴에 새기며 베풀고 나누는 삶을 살아왔다. 특히 얼마 전 입적한 월주 스님과 인연이 깊었던 금강성 불자는 “밥이 필요한 사람에게는 밥을 주고 아픈 사람에게는 약을 준다”는
서구열강과 제국주의 침탈로 시작된 구한말은 혼돈과 격변의 시기였다. 오랜 쇄국의 빗장이 풀리면서 이전에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문물과 사상들이 쏟아져 들어왔다. 전기, 전화, 전철을 비롯해 온갖 최신 무기들은 서구화에 대한 갈망과 동시에 우리 것에 대한 열등감으로 이어졌다. 전통 사상과 문화는 폄하되고 개혁 대상으로 간주됐다. 한국의 오랜 역사와 문화의 근간이었던 불교도 그 같은 역사의 흐름을 비껴갈 수 없었다.‘시대의 활불(活佛)’로 불렸던 백성욱(1897~1981) 박사는 이러한 통념을 넘어 불교가 새로운 시대를 이끌어갈 수 있
어려서부터 정식교육을 받은 적이 없다. 학교를 다녀보지도 못했다. 그렇지만 초등학교 교장을 지냈고, 전 세계에 5곳의 대학을 설립했다. 30여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많은 대학에서 명예교수로도 위촉됐다. 뿐만 아니다. 세계 곳곳에 300여곳의 사찰을 세웠으며, 1300여명의 제자들이 지금도 문화·교육·자선 등 온갖 홍법사업을 펼치고 있다.대만 불광산사 성운 스님의 얘기다. 스님은 중국 장쑤성에서 태어나 23세에 대만으로 건너가 구순을 넘긴 지금까지 인간불교를 좌표로 삼아 전법에 일생을 바치고 있는 세계적인 고승이다.이 책은 ‘대
불자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동국역경원본 ‘불교성전’이 군 장병이 쉽게 휴대하고 읽을 수 있도록 특화된 ‘야전 불교성전’으로 제작됐다. 또 매일 일정한 분량을 정해 놓고 스스로 마음을 밝혀가는 기도수행 방편으로 삼을 수 있는 ‘불교성전 필사본’으로도 출간됐다.동국대 출판문화원은 최근 50년 스테디셀러의 명성을 이어가고 있는 동국역경원본 ‘불교성전’을 다양한 계층을 위한 부처님 말씀, 새로운 방식의 신행생활이 될 수 있도록 기획하고, 첫 일환으로 ‘야전불교성전’과 ‘불교성전 필사본’을 펴냈다.군 장병을 위한 ‘야전 불교성전’은
“법보신문은 부처님 말씀이 담긴 신문이잖아요. 많은 분들이 읽을수록 그만큼 부처님 말씀을 가슴에 담고 사는 분들이 많아지는 것 아닐까요. 더욱이 핸드폰도 볼 수 없는 곳에서는 법보신문이 더 필요할 것 같습니다. 저의 법보시가 누군가에게 희망으로 와 닿기를 바랍니다.”울산에 거주하는 주부 손춘옥씨는 지인으로부터 법보신문 법보시 캠페인을 전해 듣고 기꺼이 동참했다. 나누는 일은 자비의 마음을 내는 일이며 서로가 행복해지는 일이기 때문이다.부산이 고향인 손씨는 불교를 떠올리면 어릴 적 할머니와 어머니 생각으로 이어진다. 특히 할머니는 불
조계종 총무원이 주최하고 불교출판문화협회가 주관하는 ‘제18회 불교출판문화상 및 올해의 불서 10’을 공모한다.불교출판 활성화와 저변확대를 위해 열리는 공모는 2020년 9월1일부터 2021년 9월30일 기간에 국내에서 초판 발행된 불교 관련 도서를 대상으로 실시된다. 개정판 및 증보판 도서와 공공기관출판물은 심사 대상에서 제외되며, 다른 기관에 지원하거나 선정된 도서는 신청 가능하다.공모분야는 불교를 주제로 한 모든 분야의 저서 및 역서로서 출품 도서 중 10종을 올해의 도서로 선정한다. 올해의 불서 10권 중에서 대상 1종 및
숲에 들어가면 숲을 보지 못하고, 일상에 갇히면 일상을 볼 수 없다. 타인의 욕망을 덩달아 욕망하며 비교와 집착으로 스스로를 괴롭히는 게 현대인의 자화상이다. 시는 관조이며 이러한 타성에 대한 저항이다. 자신을 있는 그대로 직시해 인간의 심연과 욕망의 매커니즘을 깨닫도록 한다. 간화선 주창자 대혜 선사가 ‘선 것은 익게 하고 익은 것은 설게 하라’ 했듯 시는 선과 맞닿아 있기도 하다.시는 불교를 만나 더 심오해지고 불교는 시를 만나 더 풍요로워진다. 대강백 지안 스님의 시가 그렇다. 젊은 날 입산해 50여년을 산에서 지낸 스님은 산
“(일체중생희견보살이 생각하기를) ‘내가 비록 신통력으로 부처님께 공양하였으나 몸으로써 공양하는 것만 같지 못하니라.’ 그리고는 곧 여러 가지 전단, 훈륙, 도루바의 향과 필력가, 침수, 교향들을 먹고, 1200년 동안 첨복 등의 꽃 향유를 마시며, 몸에 바르고 일월정명덕불 앞에서 하늘 보배 옷으로 스스로 몸을 감고, 거기에 향유를 부어 적신 뒤 신통력의 서원으로써 1200년에 걸쳐 스스로 몸을 태우니, 그 광명이 80억 항하의 모래 같은 세계를 두루 비추었느니라.”대승불교를 대표하는 ‘법화경’에서 약왕보살 전신인 일체중생희견보살이